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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채굴 전 ‘코인 지갑’부터 만들어야
코인을 채굴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게 있습니다. 채굴한 코인을 보관할 지갑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지갑을 전자지갑이라고도 부르는데 크게는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PC가 있고 모바일이 있고 웹(온라인)이 있습니다. 아예 QR코드를 종이에 새겨 놓는 종이지갑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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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 거래소가 망할 수 있어서 입니다. 초창기 한 비트코인 투자자는 10군데의 거래소에 비트코인을 나눠 보관했다고 합니다. 이중 5곳이 현재 없다고 하네요. 그의 말을 빌리자면 그렇게 잃은 비트코인이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거래소를 선택해야할까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은행실명계좌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를 이용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들 거래소는 은행의 깐깐한 제휴 심사를 통과한 업체라고 믿을 수 있으니까요.
이차저차 해서 인터넷은행에 처음으로 가입했고, 그 은행의 은행실명계좌인증 서비스를 해주는 모 거래소에 가입을 했습니다. 인터넷은행에 가입한 것은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거래소 홈페이지가 쫙~ 펼쳐집니다. 이제부터는 도지코인 지갑을 만들어야죠. 코인 지갑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입금 계좌 버튼을 누르니 큐알코드와 함께 암호문 같은 지갑 주소가 나왔습니다. 이제 채굴을 하면 지갑으로 채굴된 도지코인이 전송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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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가 아니라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장부가 동시에 생기고 똑같은 기록이 남는 것입니다. 거기에 거래 기록 등이 들어가는 것이지요. 따라서 채굴이란 말은 달리 말하면 암호화폐를 유지하기 위해 내 컴퓨터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아주 쉽게 개념적으로 봤을 때 말입니다.
첫 채굴 시도, 실패..그리고
도지코인 채굴 프로그램을 PC에 깔고, 실행파일에 거래소에 있는 도지코인 지갑 주소를 기재했습니다. 생각보다 아주 간단한 작업이라고 여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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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다른 직장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회사에서 막강한 성능의 GPU를 단 PC를 지급할 일이 없을 것이니까요.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다른 방법을 알아보다가 CPU만으로도 채굴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전문채굴사이트의 프로그램을 돌리는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사이트는 기본 1% 수수료를 떼어가지만, GPU 뿐만 아니라 CPU로도 채굴을 할 수 있게끔 해줍니다. 일종의 채굴 대행 사이트로 이해가 됩니다.
(좀더 정확히는 이 사이트가 채굴을 하고 내 컴퓨터는 내부 자원을 제공해주는 ‘간접 채굴’이라면 맞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PC로는 직접 채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채굴 초보자가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식입니다. 체감상 ‘채굴’이란 개념에 가까워 ‘채굴했다’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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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가는지, 리어카가 가는지..느린 속도
CPU를 통한 채굴은 속도 면에서 고성능 GPU에 한참 뒤처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연산 속도 면에서 굉장히 불리했던 것입니다. GPU 채굴이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것이라면 CPU 채굴은 거의 기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컴퓨터의 남는 자원으로 코인 채굴이나 해봐야겠다라는 생각도 낭만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혹여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에 채굴 프로그램을 깔고 돌린다는 것 자체가 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CPU 팬 돌아가는 속도는 24시간 내내 울리는데, 코인 채굴은 쥐꼬리에도 못 미쳤습니다. 만약 회사에서 지급받은 컴퓨터로 채굴을 한다고 했을 때 상사한테 걸려 혼날 리스크를 헤지(hedge)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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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30도지코인이 모여야 인출이 가능합니다. 30도지 코인이 1만8000원 정도라고 가정하면, 5년 정도 채굴해야 도지코인 인출이 가능합니다. 차라리 하나 사고 말지요.
도지코인의 미래? 비트코인까지 갈까?
도지코인이 비트코인처럼 뜰까요? 어떤 자산의 가격이 높다랗게 올라가려면, ‘희귀성의 원칙’이 작용해야 합니다. 갖고 싶은 사람들은 많아 경쟁이 치열해야한다는 뜻입니다. 자연스럽게 가격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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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도지코인이 어떤 효용성을 가질지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보통 코인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정당성과 이유가 붙어야 하는데, 도지코인은 그런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다른 코인)들이 처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존재 이유를 스스로 내놓지 못하는 코인이 대부분이니까요.
비트코인이 나온 이유는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데 있습니다. 소수 자본가의 탐욕으로 세계 경제가 망가졌는데 그들은 처벌은 커녕 더 많은 부를 축적했던 것이지요. 이런 금융시스템에 대한 회의감에서 비트코인 정신이 비롯됐습니다.
코인 투자 열기를 사회적 현상으로 봐야할 이유
암호화폐가 쓸모가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꽤 쏠쏠하게 쓰이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남미 국가 등에서 입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과 같은 극강의 인플레이션은 정부가 발행한 법정화폐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을 때 발생합니다.이런 나라의 화폐 대용품으로 봐야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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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코인 투자 열풍을 단순히 ‘젊은이들의 투기’로만 본다면, 우리 사회는 아무런 교훈을 얻을 수 없습니다. 현 금융 체계와 정부, 불확실한 경제에 대한 불안감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각 코인의 가격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분명한 것은 우리의 통화 시스템에 대한 의심이 커질 수록 코인의 가격은 올라 갈 것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폭등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