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백 치듯이 때려”…택배기사 폭행한 입주민은 아마추어 복서

  • 등록 2020-05-22 오전 7:30:04

    수정 2020-05-22 오후 1:24:05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아파트 입주민에게 폭언과 폭행 피해를 입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 사건이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이번엔 택배기사가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인 수지구 한 아파트 입주민, 택배기사 폭행 (사진=KBS1 뉴스 캡처)
지난 21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친형제 사이인 택배기사 A(30)씨와 B(22)씨가 입주민 C(35)씨에게 폭행을 당했다. C씨는 아마추어 권투선수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A는 C씨가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고 말한 뒤 폭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A씨는 무거운 짐을 옮기느라 숨이 차 잠시 마스크를 벗고 있었는데, 이를 본 C씨가 A씨 형제에게 “마스크를 똑바로 쓰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C씨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C씨가) 계속 시비를 걸더라. (일하게) 나와 달라고 하니까 바로 구타가 시작됐다. (C씨의 폭행으로 인해) 이마에 멍이 들었는데, 간호사분께서 이마를 보시더니 이거 신발 자국(이라고 했다)”고 KBS에 말했다.

아파트 입구에서 시작된 폭행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C씨를 제지할 때까지 5분 넘도록 계속됐다. A씨는 갈비뼈와 코뼈에 금이 가 전치 4주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생계를 위해 일주일 정도 택배 일을 쉬고 다시 일하고 있지만 눈이 심하게 다쳐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을 도와주러 나온 남동생 B씨도 같이 폭행을 당했고 코뼈가 부러져 5시간 넘게 수술을 받았다.

A씨는 “동생 앞에서 맞을 수밖에 없는 제 모습과, 동생이 맞는데도 많은 대처를 할 수 없는 제 마음이 제일 속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입주민은 “(C씨가) 샌드백 치듯이 두 명을 질질 끌고 가면서 때리지 말라고 소리를 쳐도 계속 때렸다. 너무 끔찍했다”고 말했다.

C씨는 택배 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화가 나 때렸다며, 택배기사가 먼저 자신을 밀쳐 싸움이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자신도 A씨에게 맞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경찰은 입주민 C씨와 택배기사 A씨를 각각 상해와 폭행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한편 아파트 주민들은 C씨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모아 경찰에 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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