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향하는 트럼프 "美, 너무 많이 내"…'방위비 압박' 예고

"우리는 미국인을 위해 싸우고 있다"
美의회의 탄핵 청문회에 "좋지 않다"
  • 등록 2019-12-03 오전 6:53:00

    수정 2019-12-03 오전 6:53:00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우리가 너무 (방위비를) 많이 낸다”며 오는 3~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유럽 동맹국 정상들을 향해 ‘방위비 증액’ 압박에 나설 것임을 재확인했다. 자신이 워싱턴DC를 비운 사이 야당인 민주당이 장악한 미 하원이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촉발된 탄핵조사 청문회 일정을 이어가기로 한 데 대해서도 언짢은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런던행(行) 전용기에 몸을 싣기 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미국인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리가 보호하고 있지만, 돈은 내지 않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1300억달러를 추가로 받을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했다”며 “그러나 그들(다른 나라들)은 돈을 내지 않았다. 우리는 그에 관해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나토 회원국들은 오는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때까지 이 약속을 이행한 나라는 29개 회원국 중 4개국에 불과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속에 약속을 지킨 나라는 9개국으로 늘었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할 예정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나토가 앞으로 나서도록, 그 나라들이 그들 자신과 세계를 보호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쓰도록 놀라운 일을 해왔다”며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증가 규모는 지금까지 1300억달러이며, 향후 3~4년 내에 수천억달러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륙 후 올린 트윗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러 미국인을 위해 열심히 싸우러 유럽으로 간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이 고의로 가짜 탄핵 청문회를 나토와 같은 날 잡았다. 좋지 않다”고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인터뷰에서 “일을 위해 해외로 나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 의회의 오랜 전통”이라며 “중요한 사안을 다루러 유럽으로 가는 시점에 청문회를 열기로 한 건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하원 법사위는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4일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탄핵소추안 초안 작성 절차에 돌입한다. 앞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변호인들에 대한 미 하원의 출석 요청에 공식적으로 불참 의사를 지난 1일 통보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는 전체가 사기극이기 때문”이라며 “누구나 이것이 사기극인지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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