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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올해 명동시대를 새로 연 대신증권이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와 트레이딩, 자산관리(WM)부문 확대에 힘입어 두드러진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하면서 연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는 외형보다 내실에 공을 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1~3분기 실적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39억원에 당기순이익 352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49.5%, 81.4% 증가한 규모다. 3분기 누적으로는 영업이익 1177억원, 순이익 1012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50.9%, 59.7% 증가했다. 자회사의 실적을 제외한 증권만 놓고 봐도 영업이익이 266억을 기록해 전년대비 132.2%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일평균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수수료는 줄었지만 트레이딩 부문에서 파생상품 평가이익과 분배금 수익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WM 부문도 펀드, 신탁판매, 자산관리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실적 견인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증권은 올해 상품공급체계를 새롭게 혁신하면서 브로커리지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WM 중심의 사업모델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WM 영업강화를 목표로 달려온 대신증권은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총자산이 50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말 46조원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개인고객들의 금융자산인 리테일 자산은 지난해 대비 25.6%, 7조원 이상 증가하며 36조원에 근접했다. WM 중심의 자산관리영업을 펼친 결과다. WM부문 수익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진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테일 총수익 중 WM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서며 WM 중심의 사업모델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일회성 수익인 수수료 기반에서 연속성 있는 보수 기반의 수익으로 바뀌면서 수익의 질 또한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4차산업혁명·해외사업 확대
업계 처음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챗봇 서비스인 벤자민을 지난 1분기 도입한 데 이어 이를 더욱 발전시킨 자산관리서비스인 ‘로봇 벤자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벤자민은 고객의 업무상 질문을 해결하는 챗봇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면서 고객 관련 빅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인공지능을 활용, 주식의 현재 상태를 진단해주는 서비스로 성장시켰다.
대신증권은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과 협업해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맞는 투자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목표다. 해외 부동산·대체투자상품 등에 대한 투자와 소싱도 확대해 고객과 회사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첫 타깃은 아시아 이머징 마켓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도네시아의 만디리 증권과 태국의 부알루앙증권과 해당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다른 국가 진출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각 나라의 경쟁력 있는 회사와 협업을 통해 대신증권의 선진화된 트레이딩 플랫폼을 제공하고, 발생하는 수익을 공유하는 비즈니스를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업계 최고의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장기적 성장이 예상되는 이머징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