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일본의 패스트 리테일링이 미국 제이크루(J.Crew) 그룹 인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크루는 미셸 오바마 영부인이 즐겨입는 것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중저가 의류 브랜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패스트 리테일링은 현재 제이크루 그룹 소유주들과 인수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규모는 최대 50억달러에 이른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유니클로 체인을 보유한 의류 소매업체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패스트 리테일링은 잠재적 인수 가능성을 놓고 제이크루 경영진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크루는 50억달러 이상을 요구했으나 패스트 리테일링이 그만큼 지불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며 아직 인수가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소식은 현재 제이크루 소유주인 사모펀드 TPG와 레오나드 그린 앤 파트너스가 올 연말 기업공개(IPO)를 검토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지난 1월 제이크루는 골드만삭스 그룹에 IPO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IPO는 아직 진전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패스트 리테일링이 제이크루 인수에 성공할 경우 미국은 물론 전세계 최대 의류 소매업체가 되겠다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야나이 타다시의 야망을 이루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패스트 리테일링의 2013회계연도 순이익은 900억엔(미화 약 9억1800만달러), 매출은 1조1400억엔에 달한다.
유니클로는 일본 내 856개 매장을 포함해 아시아 전체에서 1277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미국 내 매장 수는 20개에도 못미친다. 패스트 리테일링의 한 경영진은 궁극적인 미국 내 매장 수 목표치가 수백 개에 이른다고 언급했다. 유니클로는 2020년까지 미국 내 연간 판매규모가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패스트 리테일링이 보유한 의류 브랜드는 유니클로 외에도 꼼뜨와 드 꼬또니에, 헬무트 랭, 띠어리, 프린세스 탐탐 등이 있다. 제이크루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 4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13회계연도 매출은 전년대비 9% 증가한 24억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