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000270)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지난 7일부터 구형 스포티지(현지명 스파오)와 스포티지R(즈파오)의 가격을 각각 5만위안(약 938만원)과 2만위안(약 375만원)씩 최대 30% 내렸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진출 이후 최대 규모의 할인 정책이다.
스파오 가격은 15만9800~19만6800위안(약 2998만~3692만원)에서 10만9800~14만6800위안(약 2060만~2754만원)으로 낮췄다. 즈파오도 16만4800~24만9800위안(약 3092만~4686만원)에서 14만4800~22만9800위안(약 2716만~4311만원)으로 낮췄다. 스파오의 최고급 모델은 900만원 이상 낮아졌다.
소형 SUV 스포티지는 내달 국내에 신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중국 등 전 세계에 차례로 판매된다.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기존 구형 모델의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005380) 현지법인 베이징현대도 앞선 이달 초부터 주력 SUV 모델 싼타페와 투싼(ix35) 가격을 각각 1만위안(약 187만원), 2만위안 내렸다.
|
중국 자동차 시장은 올 들어 현지 경기침체로 성장세가 둔화하며 많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시에 중국 토종 브랜드가 내륙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저가 SUV를 앞세워 판매를 빠르게 늘려 가고 있다. 중국 토종 브랜드는 품질은 개선하면서 외국업체에 비해 30~40% 가량 저렴한 차를 선보이고 있다.
현지 시장 1~2위인 폭스바겐과 GM도 일찌감치 4~7%대 가격인하 정책을 펼쳤다. 특히 GM은 세단을 포함해 총 11개 모델의 가격을 1만위안~5만4000위안씩 내렸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중국시장 판매량은 이에 81만3386대로 전년보다 5.8% 줄었다. 지난 10년 동안 10%대를 유지해 온 현지 시장점유율도 올 상반기 9.2%로 떨어졌다. 6월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이 각각 29.3%와 32% 줄면서 월별 합산 점유율이 7.1%로 전월(8.9%)에 비해 1.8%포인트 떨어졌다.
현대·기아차는 당장의 구형 모델 가격 인하함으로써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하반기 이후 판매망 확충과 신모델 출시를 통해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내달 말로 예정된 신형 투싼 공개도 월초로 바꾸는 등 신차 출시일정도 앞당기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구형 모델 가격을 낮춰 당장 중국 소비자의 가격대별 차량 구매 선택에 우리 차종이 들어가도록 했다”며 “이번 가격 인하에 내달 신형 투싼과 스포티지, 10월 신형 K5 등 연이어 나올 신모델을 더해 현지 시장 수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