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23만원vs대형마트 31만원vs간편식 25만원

설 명절 앞두고 '차례상' 비용 살펴보니
전통시장 23만원, 대형마트 31만원으로 안정세
체감물가 올라 소비자들 장보기 무서워
실속형 제수용품에 간편한 HMR 차례상 각광
  • 등록 2020-01-22 오전 6:45:00

    수정 2020-01-22 오전 6:45:0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설 명절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설 차례상 비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설 차례상 제수용품의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명절이 다가올수록 주요 품목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작년 연말부터 각종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올라 심리적 부담감도 상당하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이에 유통업계에선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실속형 제수용품을 선보이고, 식품업계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뛰어난 차례용 가정간편식(HMR)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설 차례상 차림비용은 전통시장에서 23만1000원, 대형마트에서 31만9000원이 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통시장은 전주와 비교해 동일한 수준이었으며, 대형마트는 0.3% 올랐다. 지난해 설과 비교하면 각각 1.3%, 0.9% 소폭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aT가 설 성수품 28개 품목을 정해 전국 19개 지역 18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의 판매가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

전주 대비 대부분 품목에서 큰 변동이 없었다. 다만, 전년과 비교해선 무와 배추가 큰 폭으로 뛰었다. 대형마트에서 무는 전년 대비 133.3%, 배추는 51.8% 올랐다. 배추는 지난해 파종기 태풍과 가을장마로 인해 앞서 김장철에도 가격이 널뛰는 등 문제가 된 바 있다.

현재까진 장바구니 물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설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오를 수 있어 정부는 민·관 합동 ‘설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반’을 구성해 가동하고 있다.

지표상 수치는 안정적이지만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다르다. 연말연초 식음료 가격이 줄줄이 올랐고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에 식료품에 부여되는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지표물가와 체감물가 사이 간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입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로 역대 최저 상승률인 0.4%를 기록했다. 반면 식품물가지수는 109.4로 0.8%로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상승률인 물가인식은 1.8~2.4%로 이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60대 주부 김모씨는 “주말에 대형마트에서 한 번에 장을 보려고 했지만, 품목별로 가격 차이가 심해 세일 중인 고기만 샀다”며 “명절까지 전단지를 확인하면서 전통시장과 비교해 그때그때 저렴한 품목을 사두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유통업계는 체감물가 낮추기에 나섰다.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저가 제품을 준비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6일까지 전국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실속 제수용품 모음전’을 연다. 고객이 즐겨 찾는 품목을 저렴하게 선보이고 전단과 각 매대 판촉물을 통해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선정한 25개 품목을 대상으로 4인 가족 차례상을 차리면 최고 등급 상품으로만 골랐을 때 비용이 43만5462원까지 치솟는다. 반면 가성비 높은 최저가 제품을 고르면 21만4886원으로 최고가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aT 조사결과보다도 30% 이상 저렴하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HMR이 대중화되면서 HMR로만 구성한 차례상도 등장했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HMR 온라인몰 더반찬은 설 명절을 맞아 ‘프리미엄 차례상’을 예약 한정 판매했다.

사과, 배, 곶감, 깐밤, 건대추 등 다양한 과일을 비롯해 수제 모듬전, 갈비찜, 잡채, 소고기뭇국, 명절나물 등 총 24종의 제수 음식들을 4~5인 기준으로 구성했다. 전국에서 엄선한 100% 국산 재료를 사용해 더반찬 셰프들이 손수 조리했다. 가격은 25만원으로 전통시장 비용보다 약간 높고, 대형마트 비용보단 저렴한 수준이다.

현대백화점도 현대식품관의 식재료에 유명 맛집 레시피를 더한 프리미엄 HMR ‘원테이블(1 TABLE) 설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원테이블 세트 상품으로는 △동그랑땡·떡갈비·사골곰국으로 구성한 ‘원테이블 명절 한상 세트’(5만원) △봉우리 떡갈비· 명인명촌 화식한우 소불고기가 담긴 ‘원테이블 간편 요리 세트’(12만원) △화식한우 사골곰국과 1등급 양지 국거리로 구성한 ‘원테이블 한우 사골 곰국 세트’(12만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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