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읽어주는 남자’에서 왜 난데없이 대학생 희망연봉 이야기냐고요? 2015년 가을, 3.3㎡(1평)당 대졸 신입사원 희망연봉을 훌쩍 넘어서는 아파트의 시대가 열린 때문입니다. 희망연봉을 받고 원하는 기업에 입사해도 1평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죠.
한글날(9일)이었죠. 대우건설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4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모델하우스에 다녀왔습니다. 오전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서 모델하우스 폐관 시간 한 시간(오후 5시) 전에 입장했는데요. 예상과 달리 모델하우스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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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관심사 중 하나인 분양가를 한번 볼까요. 전용 59㎡의 일반 분양가는 층별로 9억 3000만~10억 6600만원에 책정돼 평당 분양 가격이 3875만~4441만원(3.3㎡당) 수준입니다. 이어 전용 84㎡는 12억 7700만~14억 9400만원(3.3㎡당 3755만~4394만원), 전용 133㎡는 19억 7400만~21억 8900만원(3.3㎡당 3655만~4053만원) 규모입니다. 대우건설이 밝힌 평균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040만원입니다.
주목할 것은 위 아파트들이 일부 아파트 평면에서 4000만원대 분양가를 보였던 것과 달리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대부분의 주택형이 3.3㎡당 4000만원으로 넘어섰다는 점입니다. 아크로리버 파크 2차 전용 59㎡의 분양가격이 8억 4900만~10억 5000만원, 전용 84㎡는 11억 8000만~15억4500만원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의 일반 분양가격이 더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죠. 작은 주택형일수록 평당 분양가격이 올라가는데다 이른바 ‘황제주’로 떠오른 전용 59·84㎡등 중소형이 대다수(93%)를 차지하면서 평당 분양가격이 오름세를 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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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도곡동에서 온 전모씨는 임대수익을 위해 이 아파트 전용 59㎡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씨는 “올들어 반포지역에 첫 분양하는 재건축 아파트여서 방문했다”면서도 “한강 변 아파트도 아닌데 평균 분양가격이 4000만원을 훌쩍 넘어서니 청약에 당첨돼도 문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서 왔다는 조모씨(44)씨는 두 아이의 손을 붙잡고 왔습니다. 조씨는 “아파트 인근에 반포고등학교나 서울고, 은광여고 등 초중고가 갖춰진 교육 여건이 장점이다”면서도 “분양가격을 3000만원대 후반으로 예상했는데 가격이 높아져 부담이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전매제한(6개월)기한에 맞춰 무리 없이 일을 진행 시켜줄 수 있고 당첨 결과도 하루 정도 빨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연락을 주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분양가격이 다소 부담된다고 말하자 그는 “평당 4000만원을 넘어선 게 결국 시간문제 아니였겠느냐”며 “일반 분양 가구수가 많지 않아 결국 높은 경쟁률에 완판될 것이기 때문에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2015년 가을 분양시장에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신규 공급될 일반분양 아파트는 2556가구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반포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가 첫 선을 보였는데요.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은 향후 분양을 앞둔 여타 건설사에게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십 대 일을 넘는 경쟁률에 계약까지 무리없이 갈무리 된다면 차후 공급될 아파트 가격은 시나브로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3.3㎡당 3000만원대 후반부에서 서로 눈치만 보던 건설사 입장에서는 4000만원대 아파트의 성공은 그 빗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죠.
첫 시작부터 평당 4000만원대 분양가를 책정한 2015년 강남 분양시장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전문가들은 이른 시간에 가격이 급증하면서 추격 매수가 부담스러운데다 가격 거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일반분양 분이 많지 않아 결국 높은 경쟁률에 막을 내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우려와 기대 속에 막을 올린 평균 분양가 4000만원 시대. 그 첫 결과는 이번 달 22일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