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제주 앞바다에 좌초된 뒤 치료 중 폐사한 뱀머리돌고래(Steno bredanensis)의 사인(死人)이 ‘해양쓰레기 섭취’ 때문이라고 12일 밝혔다.
몸길이 2~3m, 체중 90~150kg 가량되는 뱀머리돌고래의 머리는 일반 돌고래와 달리 도마뱀의 머리를 닮아 주둥이와 이마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특징을 갖고 있다. 뱀머리돌고래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및 지중해의 온대와 열대의 대륙붕 외곽에 분포한다.
지난해 8월 26일 제주 김녕 앞바다에 살아있는 어린 암컷 뱀머리돌고래(몸길이 2.14m, 체중 71.3㎏)가 해안가로 떠밀려왔다.
해양경찰과 지역 주민들은 구조 활동을 벌여 뱀머리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다시 해변가로 밀려왔고, 이를 제주 소재 돌고래 사육장으로 이송해 치료 했으나 구조된 지 5일 만에 폐사했다. 치료 당시 스스로 먹이를 먹었으나 수 회 구토 증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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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고래연구소는 해당 뱀머리돌고래를 인계받은 뒤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조직 검사 등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결과, 매우 야윈 상태로 근육량과 지방층이 부족하고 비닐(크기 약 80×50cm) 및 엉킨 끈 뭉치(지름 약 8cm ) 등으로 위가 확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래연구소는 “뱀머리돌고래의 위 내 이물질로 인한 소화기 폐색이 만성적인 영양결핍을 초래해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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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해양쓰레기는 고래, 바다거북, 바닷새와 같은 해양생태계 내 상위포식자를 폐사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손재학 수산과학원장은 “뱀머리돌고래의 죽음이 고래류가 해양쓰레기로 인해 폐사한 것을 직접 확인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며, “바다에 쓰레기가 유입돼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우리 국민들이 환경보호에 앞장 서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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