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양천구 교사 발인에 유족 오열…"나 어떻게 하라고"

조희연 "철저히 조사"
  • 등록 2023-09-03 오전 11:19:30

    수정 2023-09-03 오전 11:19:3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지난달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양천구 초등학교 교사 A(38)씨의 발인식이 3일 오전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 엄수됐다.

이날 발인식은 오전 7시 30분 유족과 친지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찬송가를 부르는 사이 유족들은 고개를 떨군 채 연신 눈물을 훔쳤고, 예배가 끝난 뒤 앳된 얼굴의 딸이 엄마의 영정 사진을 들고 발인식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 열린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에서 교사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운구행렬이 시작되자 유족은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나 어떻게 하라고”라며 오열했다. 다른 조문객들도 눈물을 훔쳤다.

발인식에 참여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혹여라도 선생님이 고통받은 부분이 있으면 철저히 조사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며 “인터넷에서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나쁜 사람들도 있는데 철저히 조사해서 고인의 가시는 길이 아름답게 하겠다”고 말했다.

14년 차 초등교사인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올해로 14년 차 교사인 A씨는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았으며, 전날까지 질병 휴직 중이었다.

A씨는 육아휴직 후 지난해 2학기에 교과전담교사로 복직했고 6학년 담임을 맡은 지난 3월부터는 연가와 병가 등을 길게는 한 달 이상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교사들은 그가 올들어 6학년 담임을 맡고 나서 업무에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9월4일)를 앞두고 초등교사가 또 사망하면서 진상규명과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교직 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국회 앞 교사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만 명이 참가했다.

교사들은 4일에도 국회와 전국 시도교육청 앞 집회, 그리고 연가, 병가 등을 활용한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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