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전날 급등한 상승폭을 일부 되돌리면서 1310원대에서 1300원대로 하락 안착을 시도할 전망이다. 우리시간으로 13일 밤 9시 30분 발표되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발표를 앞두고 미 달러화 방향성에 대한 관망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이날 오전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사상 첫 기준금리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조정에 나서면서 원화도 어느정도 힘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중국 위안화와 엔화 약세 등 여전히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통화의 약세 압력이 이어지면서 낙폭은 제한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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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06.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12.10원)보다 5.55원 하락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 하락을 따라 하루만에 1300원대로 반락한 뒤 하방 압력이 초반 우세하겠으나 이후 방향성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통화정책 정상화 관련 메시지가 얼마나 매파적인지, 중국 위안화의 흐름은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는 경기침체 공포에 짓눌린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2% 하락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92%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95% 떨어진채 마감했다.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 역전 현상이 이어지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됐다. 이날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89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년물 국채 금리 수익률이 3%를 웃도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현지시간 12일 오후 6시께 미 국채 10년물, 2년물 금리는 각각 2.971%, 3.051%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여전히 108선에서 등락하는 중이다. 같은시간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14포인트 오른 108.16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6월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8% 수준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날보다 상승폭을 줄인 모습이다. 다만 미국 물가가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서프라이즈 수치를 기록한다면 달러화의 추가 강세가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유로화는 한때 달러화에 대해 등가로 교환되는 패리티(parity) 환율도 내준 뒤 보합권까지 반등한 상황이다.
중국 위안화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재봉쇄 움직임에 역외 시장에서 달러·위안(CNH) 환율은 전일 대비 0.01% 오른 6.73위안대에서 등락하는 중이다.
국내증시는 전날에 이어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코스피 지수는 전날 외국인 투자자가 450억원 팔면서 전일 대비 0.96% 하락 마감해 이틀 연속 하락세다.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이 1600억원 팔고 기관도 순매수에 나서면서 전일 대비 2.12% 떨어졌다. 이날도 국내증시 하락 흐름이 이어진다면 환율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달러 매도)와 수입업체의 결제(달러 매수)가 어느정도 균형을 보이며 이날 환율은 130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