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부품 수급 난항에도 테라다인의 실적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자동화 로봇과 반도체 테스트 장비 사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다.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도 확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장기 성장 전망도 호조가 기대되는 데다, 동종 기업 대비 주가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지난 7일 종가는 91.52달러로, 전거래일 대비 4.01% 상승했다. 팩셋 컨센서스 목표가는 129.88달러다.
유중호 KB증권 연구원은 8일 “올해 1분기 테라다인의 매출과 주당순이익은 테스트 장비 판매 감소에도 시장예상치를 각각 1.9%, 10.9% 상회했다”며 “산업 자동화 부문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1억달러로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대표 로봇 제품인 유니버설 로봇, 모바일 산업 로봇은 부품 수급 문제에도 판매 호조세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테라다인은 반도체 등 각종 테스트 장비와 자동화 로봇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지난 1960년 알렉스 다벨로프와 닉 디울프에 의해 설립됐다. 무선 테스트 제품 및 서비스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사업과, 협업 로봇을 제조하는 자동화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고객은 삼성, 퀄컴, 인텔, IBM, 아날로그 디바이스 등이다.
테라다인은 산업 자동화 로봇 판매 성장과 테스트 장비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에 기반한 견고한 수익을 토대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2분기에도 매출액은 최대 8억7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8억3000만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주당순이익이 역시 최대 1.2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역시 시장예상치인 1.14달러를 넘어선다.
로봇 사업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장기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 오는 2024년 매출 전망치는 종전 대비 27% 증가한 46억~53억달러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37억달러였다. 2024년 주당순이익도 이전보다 33% 상향 조정된 7~9달러가 제시됐다.
테라다인은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주주친화 정책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올해 1분기 2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으며, 배당금으로 약 2000만달러를 지급했다.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최근 1년간 주주환원수익률은 4.3%로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 상승했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은 5.61달러, 자기자본이익률은 35.9%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도 타기업 대비 저평가받고 있다는 판단이다. 테라다인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는 15.3배로, 동종 기업인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 18.1배, 폼팩터 17.5배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다만 비용 증가, 시장 점유율 감소, 인력난 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