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리엘 루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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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이 되는 블록체인이 역대 가장 과대평가된 기술중 하나라고 월가를 대표하는 `닥터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가 주장했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루비니 루비니매크로어소시에이츠 회장은 이날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웹사이트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칼럼은 애덤스미스연구소 프레스턴 번 펠로우와 공동으로 작성한 글이다.
루비니는 이 칼럼에서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 어플리케이션에 대해 혼동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기존 데이터베이스(DB)에 비해 덜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누군가가 블록체인상에서 무엇인가를 구동하고 있다고 말할 때 이는 많은 다른 기기들에서 복제된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 중 하나를 구동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루비니는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가 암호학적으로 검증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전통적인 거래절차에 비해 더 느릴 때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주장과는 달리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금융거래에서의 중간 매개체가 사라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화 등과 같은 금융부문에서의 블록체인의 경우에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필연적으로 재량권 행사를 요구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결국엔 중재 역할을 하는 제3자를 필요로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재기관을 배제한 탈(脫)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고유한 본질에 위반된다는 것.
특히 루비니는 이더리움은 영향력있는 내부자에 의해서도 조작 가능한 취약성을 가지고 있고 리플 기술도 국경간 송금에서 기존에 은행들이 사용하고 있는 스위프트(SWIFT)라는 시스템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은 인터넷에서 HTML처럼 새로운 보편적인 프로토콜에 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블록체인은 특정하고도 잘 정의된 영역에서, 또한 속도보다는 투명성을 더 필요로 하는 영역에서는 제한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망하면서 자율주행차나 드론과의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특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1840년대 철도 주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결국엔 버블이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루비니는 암호화폐 가치가 결국엔 제로(0)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