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말한다. 링컨의 업적은 노예 해방에만 그치지 않는다. 링컨이 아직까지도 위대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것은 바로 ‘국민을 위한’ 정치에 있다.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것은 바로 국민의 여론을 존중하는 정치이다. 민주주의 이론을 본격적으로 파고들지 않더라도 여론을 존중하는 정치야 말로 손에 잡히는 민주주의이다.
왕조시대에는 여론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민심’이라고 지칭되었다. ‘민심’이 중요하기는 하였지만 왕심이 더 중요하게 작동되었다. 오죽했으면 왕권은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한 권리라고 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신하들 역시 민초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보다는 왕의 눈치를 보기에 더 급급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왕은 모든 법보다 위에 군림했고 민심은 그냥 참고 사항이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를 돌아볼 때 성군으로 평가받는 왕들의 공통점은 민심을 적극적으로 헤아렸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세종대왕은 세금 제도와 관련해 17만여명의 백성들에게 의견을 물었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어떤이들은 우리 나라 여론조사의 기원을 세종대왕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조선 후반기 중흥기를 가져왔던 영조와 정조도 마찬가지였다. 요즘으로 하면 현장 좌담회라고 할 수 있는 민생탐방으로 민심을 청취했다. 말 그대로 태평성대는 백성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 통치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여론조사가 매우 중요해졌다. 통신수단의 발달로 2차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여론조사가 가능해졌고 보편화됐다. 이제는 국가 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국민 여론을 사전에 측정하고 분석해 반영하는 것은 일상적인 절차가 되었다. 여론을 파악하는데 여론조사가 중요한 만큼 정확하게 조사되고 지혜롭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바라크 철혈통치를 무너뜨리고 등장한 것이 이집트 무르시 정권이었다. 그러나 고작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무르시 정권도 무너졌다. 국민의 여론을 살피지 못한 정부는 군부 정권이든 민주 정권을 표방하든 미래는 없다.
최근 여의도 정치는 NLL 공방으로 연일 시끄럽기만 하다. 국민여론은 이미 NLL은 우리가 수호해야할 대상이고 더 이상 비생산적인 공방으로 국력을 소모하지 말라는 경고를 연신 보내고 있다.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지금 여의도 정치가 반드시 기억해야할 말이 생각났다. 민심은 천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