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약가인하 폭탄..1개 품목 손실 年300억

내년 4월 평균 14% 인하..고가 복제약도 타격 예상
  • 등록 2011-11-10 오전 9:09:13

    수정 2012-03-01 오후 12:19:39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내년부터 시행되는 약가인하로 제약사들은 품목당 연간 3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약가인하 폭이 큰 오리지널이나 고가 제네릭(복제약)을 많이 보유한 업체일수록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10일 이데일리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따른 주요 제품의 인하율을 조사한 결과 품목에 따라 최대 40%대의 인하율이 적용되는 제품이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의 가격을 평균 14% 인하하는 새 약가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내년 4월에는 현재 시판중인 의약품에 대해서도 새로운 약가기준을 적용, 일괄적으로 인하한다.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은 약가 산정 기준이 특허만료전 가격의 80%에서 53.55%로 인하되고, 제네릭 최고가는 특허만료전 오리지널 가격의 68%에서 53.55%로 산정기준이 떨어진다. 특허가 만료됐음에도 약가가 20% 인하되지 않은 제품은 100%에서 53.55%로 46.45%의 인하율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약가인하는 2007년 1월1일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기등재약 목록정비가 진행중인 제품은 내년 이후에 진행되는 약가인하분을 제외한 나머지만 우선적으로 인하된다.

지난해 청구실적 상위권을 기록한 주요 제품의 약가인하율을 살펴보면, 1054억원의 청구실적을 올린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는 내년 4월에 약가가 28.3% 인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술적으로 약가인하만으로 연간 290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내년 7월, 2013년 7월에 진행되는 기등재약목록정비로 플라빅스의 약가가 추가로 13% 인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670억원의 청구실적을 올린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정10mg'은 약가가 27.5% 인하되면서 내년에만 184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이 회사의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는 약가인하에 다른 매출 손실이 205억원으로 조사됐다.

특허가 만료됐음에도 약가가 20% 인하되지 않은 바이엘의 '울트라비스트300', 아스텔라스의 '프로그랍캅셀1mg' 등은 40%대의 약가인하율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예고됐다.

국내제약사들도 오리지널 제품과 고가 제네릭들도 높은 약가인하율이 적용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대웅제약(069620)의 경우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소화불량치료제 '가스모틴정', 위궤양치료제 '알비스정' 등의 약가인하만으로 5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안국약품(001540)은 간판제품인 진해거담제 '푸로스판시럽' 1개 품목의 약가인하로 186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동아제약(000640)의 '동아오팔몬', 종근당(001630)의 '딜라트렌', JW중외제약(001060)의 '가나톤'과 '리바로', 유한양행의 '유한메로펜주사' 등 다국적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수입약들도 큰 폭의 약가인하로 매출이 1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플라비톨정'(동아제약), '플래리스정'(삼진제약) 등 매출이 많은 고가 제네릭 제품들도 30% 이상의 인하되면서 100억원 이상의 매출 감소를 가져올 전망이다.
▲ 주요 제품 약가인하율 및 예상 손실액(단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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