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방송인 박수홍(54)씨의 친형 박모(56)씨와 형수 이모(53)씨에게 각각 징역 7년과 3년의 구형이 내려지며 주목을 끌었습니다. 박씨의 출연료를 횡령한 혐의를 받는 이들 부부는 가족기업으로 임직원의 복리후생차원이었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면서 항암 치료 중인 부모를 모셔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박씨는 검찰의 구형이 내려진 후 황망하고 착잡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 방송인 박수홍씨(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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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 1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 심리로 열린 박수홍 친형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공판에서 친형 박모씨에게는 징역 7년을, 형수 이모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이들 부부의 죄질이 불량하다고 구형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날 검찰 측은 “피고가 횡령한 돈을 박수홍씨를 위해 썼다고 주장하면서 내용을 은폐하려고 했다. 현재까지 피해 회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박수홍씨에게 치명적인 이미지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상황을 유발해 죄질과 태도가 불량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씨에 대해선 “개인 생활을 위해 법인 자금을 사용하고도 반성하지 않았다. 박수홍과 관련한 악성댓글을 게시하는 등 추가적인 가해 사실도 확인됐다”고 했습니다.
변호사 선임 비용 횡령 등 일부를 제외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해 온 박씨는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박수홍씨의 개인 통장을 부친이 관리했고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부동산 매매 등의 사안은 모두 가족과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박씨는 회사 법인카드가 학원비, 헬스장 등록 등에 사용된 데 대해선 “가족기업이기 때문에 그렇게 사용해도 되는 줄 알았다”며 “임직원 복리후생 취지였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최후 변론에서 써온 글을 읽으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박씨는 “수홍이는 제 자식같은 아이”라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열심히 뒷바라지를 했는데 이렇게 법정에 서게 됐다. 내가 몰라서 그런 게 있다면 죗값을 받겠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씨 역시 “가족이 한 순간에 범죄자 가족이 됐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씨는 2011∼2021년 박수홍 씨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동생의 개인 자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2022년 10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형수 이씨도 일부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당초 박씨 등이 횡령한 금액은 61억 7000만원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검찰은 61억 7000만원 가운데 박씨가 박수홍씨의 개인 자금에서 횡령한 액수를 당초 28억 여원에서 중복된 내역 등을 제외한 15억원 가량으로 수정해 공소장 내용을 변경했다.
한편, 박수홍 측은 친형 부부의 해명을 반박하며 검찰 구형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박수홍의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지난 11일 “(형량이) 국민의 법 감정상 납득하기 어렵고 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식 같은 마음으로 동생을 아낀 분이 이 정도 횡령을 할 수 있느냐”며 “또한 부모는 적어도 자식을 허위사실로 비방하지는 않는다. 양심에 비추어 생각해보셔야 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에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