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위급시민 구한 軍...화재 차량 모른척한 경찰간부와 비교

멈춰선 트럭에 '위급 상황' 판단…뇌전증 운전자 구조
차량 화재 지나친 암행순찰차는 '미흡 대처'에 사과
  • 등록 2022-12-10 오후 3:48:36

    수정 2022-12-10 오후 4:00:03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육군 부사관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조하고 2차 교통사고의 위험을 막은 일화가 전해졌다.

28사단 예하 광명대대 한정휘 중사(왼쪽)와 최지훈 하사(사진=연합뉴스)
10일 육군 28사단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따르면, 28사단 광명대대 소속 한정휘 중사와 최지훈 하사는 지난 8일 오전 11시께 업무를 위해 경기 동두천 인근을 지나던 중 반대편 차선에서 멈춰선 트럭을 발견했다.

한 중사와 최 하사는 운전자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갓길에 주차 후 트럭으로 달려갔다. 한 중사는 트럭 운전석에서 뇌전증 증세로 쓰러진 운전자를 발견하고 다른 시민들과 함께 구조한 뒤, 손과 발을 마사지하며 의식을 회복시키기 위해 계속 대화를 시도했다.

최 하사는 돌발 상황으로 양쪽 차선이 혼잡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신호로 도로를 통제하며 119 신고를 통해 환자의 상태와 위치를 알렸다. 이들은 119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자리를 지킨 뒤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응급조치를 받고 의식을 회복한 트럭 운전자는 신고를 받고 도착한 119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뒤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28사단은 한 중사와 최 하사에 대한 표창 수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두 사람의 선행은 당시 현장을 지나던 시민이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제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 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두 명이 고속도로에서 불이 난 차량을 보고도 조치 없이 지나친 일이 있어 이와 비교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후 12시 30분께 충북 보은군 당진영덕고속도로 청주 방향 탄부터널 인근을 달리던 승용차에 불이 났다.

차량 운전자는 차에서 나와 경찰과 소방당국에 도움을 요청했고, 현장을 지나가던 버스 기사가 갓길에 버스를 세우고 자동차용 소화기로 큰 불길을 잡았다. 버스가 갓길로 접근할 당시 차량 과속 등을 단속하던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소속 암행순찰차도 화재 현장을 우연히 지나가고 있었다. 해당 차량에는 간부급 경찰관 2명이 타고 있었지만, 이들은 검은 연기를 내뿜는 차량을 무시한 채 사고 현장을 지나쳤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져 논란이 되자 충북 경찰은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며 사과했다. 10지구대 관계자는 “화재 차량 운전자가 밖으로 대피한 상황이었고, 112 순찰차가 신고를 받고 오는 중이어서 단속 업무를 하러 현장을 지나친 것 같다”며 “이유가 어떻든 긴급 상황이 우선인데 미흡한 대처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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