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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맥주의 판매 위축과 수입 맥주의 판매 증가는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맥주 전체 시장은 축소되는 상황에서 국산 맥주의 설 자리는 더 좁아지는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까지 해외 맥주 수입액은 전년동기대비 43%가 늘어나며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맥주 시장이 지난해 3%가량 축소됐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을 고려하면, 외산 맥주는 점유율을 늘리고 국산 맥주는 점유율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업계는 수입맥주 강세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맥주가 주춤한 틈을 타 최근 수입 맥주 업체들이 신제품을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는 등 소비자를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할인마트나 편의점 등에서의 가격 할인도 이어지고 있다.
하이네켄은 250ml 슬림 사이즈를 국내 첫 출시하고 대규모 페스티벌을 진행하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고 독일 밀맥주인 파울라너는 캔 디자인을 리뉴얼해 8월부터 새로운 패키지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아사히도 여름 한정판인 ‘클리어 아사히 크리스탈 클리어’를 선보이며 맥주 애호가들의 마음 잡기에 나섰다. 중국 맥주 칭따오는 ‘군반장’ 등 술집들과 안주 세트를 선보이며 이색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수제 맥주도 국산 맥주의 자리를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유명 수제 맥주 브랜드인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국내 양조장까지 세워 한국 맥주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한국 시장에 진출하자마자 여름 한정판 제품인 ‘섬머에일’을 내놓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도 수입 맥주인 ‘기린이치방’의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고 여심을 공략 중이다. 팝업스토어가 인기를 끌자 운영 기간을 2주 늘리기도 했다. 롯데주류도 아일랜드 맥주 ‘맥가글스’를 수입하는 등 수입 맥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맥주도 개성에 따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산 맥주가 예전과 같은 호황을 다시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