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물 두 살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수백만원대 비용을 지불하며 해외 연주를 좇는 원정팬이 느는가 하면 웃돈을 수배 얹어줘도 표를 못구할 정도다. 사진은 지난 2월2일 낮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쇼팽 콩쿠르 우승 후 첫 고국 무대를 가진 조성진이 쇼팽을 심취해 연주하고 있다(사진=크레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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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조성진 7월 15일 티켓 구합니다” “좌석 상관없고요. 가격 맞춰 드릴게요. 꼭 연락주세요!”
무려 2500석. 그럼에도 3~5분여만에 전석이 모두 동났다. 웃돈을 5배 얹어 줘도 표를 못 구하는 게 태반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22)의 연주회 얘기다. ‘대중적 인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클래식계에선 전례 없는 진기록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인으로는 처음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등장한 조성진 팬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지고 있다.
13일 클래식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조성진이 협연자로 나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공연티켓은 인터넷상에서 정가보다 최대 5배까지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례로 온라인으로 티켓을 재판매하는 ‘티켓베이’에 등록된 최고가는 R석 1장에 35만원. 정가 7만원의 5배에 달한다. 인터넷 검색창에서도 ‘조성진 티켓’을 치면 ‘조성진 티켓 삽니다’ ‘조성진 표 구한다’는 내용만 수백여개가 올라온다. 비공식적인 개인 간 직거래에서는 웃돈을 얹어 몇배 더 뻥튀기해 수십만원대에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두 차례 열렸던 조성진 출연 연주회 때처럼 공연당일 암표상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이런 인기에 서울시향은 이례적으로 예매티켓 수령 안내 공고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공연장에 입장할 때 확인절차를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향 측은 “조성진 팬층이 두터워지면서 최근 티켓 불법 피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보통 예매티켓 수령 시 구매자와 연락처 정도만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현장에서 생년월일, 예매번호를 확인하기로 했다. 양도 티켓의 경우엔 양도자의 정보까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클래식 관계자는 “국내 클래식계가 조성진 수혜에 힘입어 저변확대하고 있다”면서도 “팬덤에 따라 가격의 탄력성은 불가피하지만 국내 클래식계 변화 흐름에 맞게 불법거래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치가 필요할 때다. 그래야 새로운 문화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서울시립교향악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예매티켓 수령 안내문 캡쳐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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