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31일자 32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정치와 음악의 공통점은? 둘 다 대중의 지지와 사랑을 얻어야 성공한다. 음악은 더 나아가 대중문화는 그래서 정치만큼 중요하다. 책은 2011년 대중의 귀와 대화를 점령한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분석하며 이같이 강변한다.
발단은 `나가수`의 탄생에서 찾았다. `정말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바탕이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생각은 치밀한 계획이 뒷받침돼 대중문화계를 변화시켰다.
현직기자인 저자들은 `나가수`의 위대함을 특정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오락을 만든 데 있다고 봤다. 청중을 객체에서 주체로 전환시켰다는 점이 그 근거다. `딴따라`를 전면에 내세운 일개 프로그램이 지난해 한국에서 만들어진 가장 `창의적인 발명품`이었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이소라·박정현·윤도현 등 출연가수 20여명의 음악인생과 활약상에 대한 설명은 잡지를 보는 듯하다. 개개인의 프로필과 히트음반 등을 지나치게 꼼꼼하게 정리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문화 출판의 주류를 이뤘던 아이돌 가수의 화보집과는 다른, 음악성에 초점을 맞춘 분석이다.
제작자 김영희 PD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모든 것을 계획하고 분석하는 프로정신, 대중의 필요를 꿰뚫는 안목이 그렇다. “`나가수`의 다른 말은 `나는 진짜다`라는 거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진짜다.” 시즌2가 나온 지금 `나가수`의 메시지를 돌이켜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