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가 중국 자동차 업체의 투자 취소 압박 등 외국 자동차 업체의 반발이 심해지자 "현지 투자 기업에게는 공업세 인상 조치를 차등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발언 내용을 바꾸고 있는 데다, 우리 정부도 이시형 외교통상부 정책조정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해 지난 14일(현지시각) 브라질 상공개발부 장관을 만났기 때문이다.
아직 면담 결과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막판 조정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한국과 일본 정부가 브라질 공업세 인상과 관련 WTO 시장접근 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하는 등 국제사회의 공조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의 공업세 인상이 지난 9월 첫 발표 수준으로 이뤄질 경우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가 CKD나 SKD 같은 부품 수출로 수출 방식을 바꿔도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012년 말 가동 예정인 현대차 브라질 공장의 가동 일정을 앞당기는 게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는 얘기다. ◇ 브라질 정부 태도 변화..정부 대표단 면담 16일 KOTRA 상파울루 무역관 등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가 IPI 인상 이후 강경 태도에서 한발 짝 물러선 가운데 브라질자동차수입업협회(ABEIVA)도 세계 무역기구(WTO) 제소 대신 한걸음 물러나 브라질 정부의 태도 변화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파울루 무역관 관계자는 "브라질 개발통상부 장관이 최근 '브라질 현지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에게 국산부품 65% 이상 사용을 처음부터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따라서 공업세 인상률을 단계별로 적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라고 발언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무역관 관계자는 "우리 대표단과 브라질 정부와의 면담 결과는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면서 "ABEIVA 역시 브라질 정부의 태도 변화를 예의주시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제 루이스 간지니 ABEIVA 회장은 브라질 정부의 수입 규제에도 불구하고 현지 수입차 시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협회에 등록된 27종의 수입차 가운데 지난달 판매량이 늘어난 차종이 20종에 달한다"면서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이 1만6천~1만8천대 선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 규제 유지시 공장 조기가동만이 답
KOTRA 상파울루 무역관 관계자는 "최근 브라질 개발통상산업부 장관이 '공업세 인상 조치는 2012년 12월까지 15개월 동안만 실시될 예정'이라고 재차 언급하는 등 규제 연장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현대차가 2012년 말 공장 가동 전까지 부품수출로 형태를 바꿔도 규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공업세(IPI) 인상 조치 면제 조건은 '자국산부품 65% 사용해 조립된 자동차나 메르코수르(브라질, 아르헨티나,우루과이, 파라과이) 지역으로 수입한 자동차'인데, 현대차가 부품상태로 수출돼 브라질 현지에서 조립되더라도 현지 부품의무 사용 비중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IPI 규제 면제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브라질 정부의 수입규제 조치는 JAC Motors, Chery 등과 같은 중국 저가 브랜드와 현대기아차, BMW와 아우디 같은 수입 고가차에는 피해가 크지만, 현지 공장이 있는 피아트, 폭스바겐, GM, 포드 등에는 오히려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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