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다했다"던 용산구청장, 대책회의 대신 야유회 챙겨

참사 당일 지지자들 모인 톡방에 인터뷰 기사 올려
당일날 출장 후 참사 현장 인근서 도보 귀가하기도
구청장 측 "주민들과의 행사 참석은 당연한 일"
"평사시 주말 수준 이태원으로 생각"
  • 등록 2022-11-03 오전 8:36:39

    수정 2022-11-03 오전 9:02:26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용산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

지난달 29일 10여만명 이상 인파가 몰린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로 사망자 156명 부상자 173명이 발생한 가운데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27일 핼러윈 대책회의 대신 야유회와 바자회 등을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태원 압사 참사 전 대책회의 대신 지역구민을 만난 일정을 홍보한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진=JTBC)
3일 JTBC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자신의 SNS에 야유회와 바자회 등에 참석하며 하루를 보냈다며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용산구청에선 핼러윈 대책회의가 열렸다. 박 구청장의 불참으로 핼러윈 대책회의는 지난해와 달리 부구청장이 주재하게 됐다.

용산구가 경찰 및 이태원 상인들과 핼러윈 간담회를 열었을 때도 박 구청장은 원효1동 어르신 물품 후원식과 청파 2동 청사 준공식에 참석했다.

참사 당일 박 구청장이 지지자들과 함께 있는 단체채팅방에는 첫 112신고가 접후된 직후인 저녁 6시 40분쯤 인파로 가득했던 해밀턴 호텔 뒷편 사진이 올라왔다.

그러나 박 구청장은 별다른 반응 없이 본인 인터뷰 기사를 올렸다. 저녁 8시 반쯤에는 자신이 용산구 의회에서 발언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 박 구청장은 이날 고향인 경남 의령에 갔다가 저녁 8시가 넘어 서울에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박 구청장 측은 “주민들과의 행사에 매일 참석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의령에 내려갔던 것도 집안일뿐 아니라 의령군의 한 축제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각각 밤 8시 20분과 9시를 조금 넘은 시각 두 차례 이태원 ‘퀴논길’을 지나갔지만,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퀴논길은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의 도로 맞은편에 있는 상가 뒷길로, 참사 현장과 불과 4분 거리다.

이에 대해 용산구 관계자는 “박 구청장이 지방 일정이 있어서 다녀오는 길에 구청 근처에서 내려 퀴논길을 걸어가게 된 것”이라며 “이태원은 원래 금요일과 토요일에 사람이 많아 평상시 주말 수준의 이태원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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