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위염약 '스티렌' 이대로 무너지나

후발주자 견제로 매출 급감..동아에스티 "하반기 반등 기대"
  • 등록 2013-07-18 오전 8:59:08

    수정 2013-07-18 오전 8:59:08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복용하는 위염치료제 ‘스티렌’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강력한 견제에 매출 하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8일 의약품 조사 업체 유비스트의 원외 처방실적에 따르면 동아에스티(170900)의 ‘스티렌’은 지난달 46억원의 처방실적으로 전년동기대비 29.2% 하락했다.

지난 2002년 발매된 스티렌은 쑥을 원료로 만든 위염치료제로 연간 8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대표적인 천연물신약이다.

지난해 전체 처방의약품 중 가장 많은 3억5000만개 처방됐다. 많은 환자들이 사용하면서 효능이 입증됐을 뿐더러 부작용도 거의 없다는 장점을 내세워 그동안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티렌의 상승세가 꺾였다. 발매 이후 꾸준히 월 처방액 6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국산 전문약 최초의 연 매출 1000억원 돌파’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오랫동안 수성해왔던 위장약 매출 1위 자리도 대웅제약(069620)의 ‘알비스’에 내줬다.
스티렌 월별 원외 처방실적 추이(단위: 억원)
스티렌의 갑작스러운 부진은 후발제품들의 등장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올해 초 종근당(001630), 제일약품, 안국약품, 대원제약, 유영제약 등은 스티렌의 제조방법만 일부 바꾼 개량신약을 발매한 이후 빠른 속도로 스티렌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개량신약 업체들은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개량신약 제품들이 전체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에스티는 스티렌의 시장 방어를 위해 개량신약 업체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최근 2심에서 패소하면서 개량신약의 시장 진입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불거진 동아에스티의 리베이트 사건도 스티렌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동아제약이 의사들을 상대로 강연료 등의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건넨 혐의가 적발됐고 의사 100여명이 기소됐다. 이후 의사들 사이에서 동아에스티 제품의 처방을 기피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기도 했다.

더욱이 오는 2015년 스티렌의 물질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제품이 무더기로 쏟아질 것으로 보여 동아에스티 입장에선 시장 방어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스티렌 제네릭은 54개 업체가 허가를 받고 발매만을 기다리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개량신약 제품들의 발매로 스티렌의 실적이 주춤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오랫동안 검증된 효능과 안전성을 강조하면 하반기에는 매출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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