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희망 씨앗 돼달라”…양소영·쎄시봉 특별한 음악회

‘한부모가정 아동’ 위한 첫 후원 음악회
양소영 칸나희망서포터즈 나눔 행보
양육비 안 주는 ‘나쁜 부모’ 80% 넘어
“양육비는 아이들 생존권, 함께해달라“
  • 등록 2023-10-08 오후 6:22:51

    수정 2023-10-08 오후 7:57:46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데 이혼한 배우자에게서 양육비를 못 받는 가정이 80%나 됩니다. 이러다 보니 아이들이 병원, 학원에 가기 힘들고 하고 싶은 축구도 못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마음의 씨앗을 저랑 같이 심어서, 이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울타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7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공연장. 무대에 오른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이자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이사장은 ‘한부모 및 미혼한부모 가정 아동을 위한 칸나희망음악회’ 시작을 이같이 알렸다. 1000석의 좌석을 빼곡하게 메운 곳곳에서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쎄시봉과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칸나희망서포터즈 이사장)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공연장에서 열린 ‘한부모 및 미혼한부모 가정 아동을 위한 칸나희망음악회’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최훈길 기자)
양소영 “아이들에게 희망 울타리 되어달라”

이날 음악회는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의미가 남다른 ‘특별한 음악회’였다. 칸나희망서포터즈는 양 변호사가 양육비 미지급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2019년 4월30일에 설립한 단체다. 양 변호사는 20여년간 가사 사건을 맡으면서 이혼 후 양육비를 받지 못해 아이들까지 고통받은 한부모가정의 현실을 마주했다.

여성가족부의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 이혼한 배우자에게서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80.7%(2021년 기준)로 조사됐다. 양육비 채무 불이행 제재 조치를 받고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91%(2021~2023년 기준)에 달했다.

여성가족부의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결과, 이혼한 배우자에게서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80.7%(2021년 기준)에 달했다. 단위=%. (자료=여성가족부)
이에 양 변호사는 칸나희망서포터즈를 만들고 법무법인 숭인의 김선영·백수현·안미현·김영미 변호사와 함께 양육비 지원에 나섰다. 작년 5월에는 사회공헌을 인정받아 여가부 설립허가를 받았고,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로 후원이 녹록지 않은 때도 있었지만, 그동안 50곳 이상의 한부모 가정을 후원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자선 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음악회는 포크계 전설 ‘쎄시봉’ 조영남·윤형주·김세환의 공연이 선보였다. 1시간여 동안 그대 그리고 나, 우리들의 이야기, 조개껍질 묶어, 물레방아 인생, 돈포겟투리멤버(Don’t Forget To Remember),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등 추억의 히트곡과 팝송이 공연장을 메웠다. 소프라노 박성희 교수도 성악가를 꿈꾸는 학생들과 함께 아름다운 선율을 수놓았다.

윤형주는 “조그만 길가 꽃잎이 우산 없이 비를 맞더니 지난밤 깊은 꿈 속에 활짝 피었네”라며 ‘어제내린비’의 가사를 언급한 뒤 “(이 음악회에 한부모 가정의) 활짝 핀 자녀들이 함께 앉아 있어서 좋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사랑을 입은 자녀들이 여기 함께 앉아 있다”면서 과거 수학여행 당시 애창곡이었던 ‘두 개의 작은 별’을 선사했다.

포크계 전설 ‘쎄시봉’ 조영남·윤형주·김세환의 공연이 1시간 넘게 선보였다. 윤형주는 “양 변호사님의 (칸나서포터즈) 활동을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칸나희망서포터즈)
‘한부모 및 미혼한부모 가정 아동을 위한 칸나희망음악회’가 열린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공연장 1~2층 1000석 좌석에 빼곡하게 사람들이 앉아서 박수 갈채를 보내고 있다. (사진=최훈길 기자)
◇김학자·이찬희·이재용·김주하·안선영 “동참할 것”


칸나희망서포터즈 지원을 받은 한 한부모가정은 영상 편지를 통해 “(전 남편이) 양육비 소송 끝나고 세 번째 달부터 양육비를 안 주고 연락을 끊었다”며 “이행명령·감치명령 중에 주소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고 잠적한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후 칸나서포터즈를 만났고 양육비·심리·법적 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칸나를 만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둘째 아이가 학급 임원 선거에 나갈 정도로 많이 밝아졌다는 거에요. 집에 친구들을 데려올 정도로 굉장히 활발하게 변했어요. 저한테 축구 학원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칸나서포터즈를 통해 축구 학원도 보내줄 수 있게 됐어요. 아이한테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음악회에 참석한 인사들은 이같은 칸나서포터즈 활동에 힘을 실었다. 김학자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은 “음악은 마음을 나누는 언어”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같이 전하고, 양 변호사와 칸나희망서포터즈에 격려와 응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 변호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음악회를 찾아 “양소영 이사장의 순수한 열정을 믿고 칸나희망서포터즈를 적극 후원해달라”며 “그러면 여러분 삶이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찰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회 사회를 맡은 이재용 아나운서도 “양육비를 지급받는 절차는 여전히 까다롭고 법망을 피해가는 배드 페어런츠(Bad Parents)가 많아 여러분의 관심이 중요하다”며 “칸나와 함께하면 양육비 미이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작은 나눔으로 달라진 세상을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주하 MBN 앵커는 영상 편지를 통해 “여론이 움직여야 한다. 그 여론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우리 칸나”라며 “앞으로도 우리 칸나가 그 역할을 계속해서 이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저도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칸나희망서포터즈)
김주하 MBN 앵커도 영상 편지를 통해 “여론이 움직여야 한다. 그 여론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우리 칸나”라며 “앞으로도 우리 칸나가 그 역할을 계속해서 이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저도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칸나서포터즈 후원자인 이진혁 화가도 영상편지를 통해 “그림을 그리며 산다는 건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으로 사는 것”이라며 “받은 것을 나눠주고 싶었다. 정말 필요한 사람들한테 아주 소중한 사랑으로 조금씩 다가가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각계각층에서 함께 한 특별한 음악회

방송인 안선영 씨와 이지향 약사는 칸나서포터즈에 물품을 후원했다. 유인경 전 기자와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는 감사패를 받았다. 안선영 씨는 “한 달에 커피 한두잔 아껴서 정기후원을 하면 어떨까요”라며 후원을 요청했다. 이지향 약사는 “제 아이들을 사랑하듯이 제 사랑이 아이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쎄시봉 윤형주도 “양 변호사님의 (칸나서포터즈) 활동을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자선 음악회를 통해 모금된 후원금은 양육비 미지급 한부모가정에게 돌아가며 양육비 관련 제도개선,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의 법률지원 사업에 쓰이게 된다. 칸나희망서포터즈와 법무법인 숭인이 주최·주관한 이번 음악회는 신한은행·하나은행·SNU서울병원·이데일리TV가 협찬을, 극동방송·한국여성변호사회·한국아동단체협의회·양육비해결총연합회·인트리가 후원을 했다.

이날 음악회에는 박강수 마포구청장, 전주원 양육비이행관리원 원장,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회장, 이지선 한국아동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최형숙 인트리 대표, 한기붕 극동방송 대표, 서상교·이상훈 SNU서울병원 대표원장, 김영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국장, 김경선 전 여성가족부 차관,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 박경실 파고다교육그룹 회장, 이금희 피부밥 대표, 손창배 키스톤PE 대표, 고주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장과 양소영 변호사의 남편인 이은항 전 국세청 차장(세무법인 삼환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도 동참했다.

칸나희망서포터즈 지원을 받은 한 한부모가정은 영상 편지를 통해 “(전 남편이) 양육비 소송 끝나고 세번째 달부터 양육비를 안 주고 연락을 끊었다”며 “이행명령·감치명령 중에 주소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놓고 잠적한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후 칸나서포터즈를 만났고 양육비·심리·법적 지원을 받았다”며 “칸나를 만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둘째 아이가 학급 임원 선거에 나갈 정도로 많이 밝아졌다는거에요. 집에 친구들을 데려올 정도로 굉장히 활발하게 변했다”고 말했다. (사진=칸나희망서포터즈)
음악회를 마무리 하면서 양 변호사는 “양육비해결총연합회와 함께 입법 성과가 있었지만, 입법 이후에도 실제로 양육비가 집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것을 메울 수 있는 역할을 칸나희망서포터즈가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님이 아니었으면 칸나희망서포터즈 희망기금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고, 이번 행사도 제대로 치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김장환 목사님께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아이 셋을 낳고 키웠는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고민을 하다 넷째를 낳는 꿈을 꿨다”며 “칸나희망서포터즈가 넷째 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양육비는 아이들의 생존권”이라며 “한부모 가정, 위기의 아이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밀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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