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실사보고서 분석]③`괴문서`라던 서별관회의 자료와 일치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삼정KPMG의 실사보고서에서 미래 영업실적과 부채비율, 현금흐름 등 주요 재무지표 관련 수치가 최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별관회의 자료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방안’ 문건에 나온 수치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정KPMG가 미래 재무 지표를 추정하기 위해 세운 실사보고서상의 가정도 홍 의원 공개 자료에서 적시된 가정과 같은 내용이었다.

금융당국은 홍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괴문서라고 일축한 바 있는데 정부가 국회에도 제출하지 않을 만큼 극비 서류로 관리한 실사보고서 상의 내용이 상당부분 ‘대우조선 정상화 지원방안’ 문건과 일치하는 것은 홍 의원 공개 자료가 실제 서별관회의에서 논의하기 위해 작성된 문건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 정상화 지원방안’ 문건에서는 대내외 상황이 좋을 때를 가정한 ‘Best Case’와 상황이 나쁜 ‘Worst Case’, 가장 현실적인 ‘Normal Case’로 분류해 실적 예상치를 적시하고 있는데 ‘Normal Case’로 분류한 2016년과 2017년 영업이익(4653억원, 1252억원), 당기순이익(2802억원, 59억원), 부채비율(2057%, 2123%) 등의 수치가 삼정KPMG 실사보고서상의 수치와 같다. 또 △신규 수주 목표치 연 110억~120억불 달성 △건조공정의 차질없는 진행 △수주선박의 정상 인도 △채권금융기관과 기존 거래 유지 등을 가정한 것도 삼정KPMG가 실사 결과를 도출한 가정과도 같다.

자료 : 삼정KPMG 대우조선 실사보고서, 홍익표 의원 공개 ‘대우조선 정상화 지원 방안’

홍 의원 공개 자료가 서별관회의에서 논의된 자료가 맞다고 가정하면 정부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근거로 대우조선의 구조조정 방안을 짜는 데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홍 의원 공개 자료에는 “실사 회계법인이 가장 현실성 있다고 판단한 Normal Case를 전제로 대응방안을 검토했다”고 나와 있는데 삼정KPMG가 Normal Case로 쓴 가정들이 연평균 110억달러대 신규 수주와 자구계획의 차질 없는 달성, 금융회사의 대출 원리금 만기 유지 등 하나하나 넘기 힘든 조건들을 ‘가장 현실적’이라고 단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 회계전문가는 “기업 구조조정 방식은 청산부터 시작해 법정관리, 워크아웃, 자율협약 등 다양한 수단들을 기업의 정확한 현실에 맞춰 판단해야 하는데 애당초 세운 가정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보니 ‘정상화’에만 초점을 맞춘 것같다”고 귀띔했다.

이데일리의 삼정KPMG 실사보고서 공개로 홍 의원이 공개한 자료가 서별관회의 자료가 맞는지에 대한 진위 논란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관측된다. 홍 의원 공개 자료가 출처 불명의 괴문서라면 대우조선해양(042660)의 구체적 현실을 담고 있는 삼정KPMG의 실사보고서 문건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유출됐다고 볼 수 있고 반대로 서별관회의 자료가 맞다면 정부가 그 동안 국민들에게 허위 사실을 이야기한 게 돼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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