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우리 아이, 성장 치료 제대로 알고 시작해야

또래보다 유난히 작거나, 1년에 4cm미만으로 더딘 성장하면 성장 호르몬 치료 시행
매일 자가 주사하며 2년 이상 치료해야 효과, 충분히 숙고한 후 결정해야
  • 등록 2024-07-19 오전 7:24:07

    수정 2024-07-19 오전 7:24:0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본격적인 여름 방학을 앞두고 아이 키 고민으로 성장 치료를 고민하는 가정이 많다. 일반적으로 성장 치료는 이른 사춘기 발현으로 성장판이 일찍 닫히는 것을 지연하는 성조숙증 치료를 떠올리는데, 이와는 반대로 호르몬으로 키를 키우는 치료가 있다. 성장 호르몬 치료라 불리는 이 치료는 또래 중 유난히 키가 작거나 1년에 4cm 미만으로 더딘 성장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시행한다. 치료가 시작되면 매일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2년 이상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숙고한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성장 호르몬 치료에서 부모가 고려해야 할 점을 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노유선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성장 호르몬 치료는 사춘기 전에만 하면 된다?

성장 호르몬 치료는 2년 이상 지속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기간이 길어 시작 시점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데 아이마다 성장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 상담은 조기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춘기 발현 직전이나 후에 내원하면 치료 기간이 부족해 치료 자체가 안될 수도 있다. 늦어도 여아는 11세, 남아는 13세 이전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주사치료는 병원에서 한다?

성장 호르몬 치료는 자가 투약으로 이루어진다. 호르몬 주사제를 매일 집에서 보호자가투여해야 하는데 성장 호르몬이 왕성히 분비되는 밤 시간대, 잠들기 30분 전에 맞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사는 일반적인 주사기가 아닌 펜 타입의 주사로 처방 용량을 설정하여 투여하며 피하지방이 많은 배나 엉덩이 등에 맞힌다. 펜을 누르듯이 밀면 주사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노유선 교수는 “간혹 부모가 깜박하고 주사를 놓치거나 약제 용량을 잘못 설정해 투여하는 경우가 있다”며 “주사약이 우리 몸의 성장 호르몬과 같은 성분이니 안심하고 다음날부터 정해진 용량으로 투여 간격을 잘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 주사 통증이 심하다?

주사 바늘이 얇아 대부분 불편함 없이 투약이 가능하지만 주사 공포증 등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도 있다. 노 교수는 “아이이기 때문에 작은 통증도 크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약을 주사할 때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차가운 주사약 보다 실온에 잠시 둔 약이나 손바닥으로 주사기를 굴려 온도를 높인 약을 주사하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사를 놓는 부위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엉덩이 주사를 놓았다면 허벅지나 배에 주사를 놓는 식으로 아이가 덜 아파하는 부위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 치료만 시작하면 무조건 큰다?

성장 치료를 2년 동안 받으면 70~80%는 아이의 예상키 보다 평균 4~5cm가 추가로 클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개인 체질과 치료 시점의 차이로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 성장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3개월마다 아이 키를 체크하여 원래의 성장 곡선보다 잘 크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하며, 몸무게에 맞춰 호르몬을 세밀하게 증량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정기적으로 상담해야 한다. 2년의 치료 기간 동안 성장 속도가 유의미하게 좋아진 경우에는 연장 치료도 가능하다. 보통 성장의 끝무렵까지 가능한데 여아는 뼈나이 14~15세, 남아는 16~17세 정도이다.

◇ 당뇨와 갑상선 등의 부작용이 있다?

치료 중 드물게 공복 혈당이 증가하거나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일시적이며 치료를 중단하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노유선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로 당뇨병이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당뇨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한 청소년이 치료를 시작할 경우에는 정기적인 혈당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에는 운동, 식습관 등의 생활 습관 교정도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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