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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자주 쓰는 기능은 아니지만 편리한 기능들이 있습니다. 개인의 생활 패턴에 꼭 맞는 맞춤형 설정을 해준다든지, 무음으로 손쉽게 바꿀 수 있다거나, 사진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 같은 것들이요.
매일 매일 들여다보는 화면의 크기나 품질, 자주 쓰는 카메라 성능, 넉넉한 배터리 용량 등도 중요하지만 ‘알고 보면 쓸모 있는 기능’ 기능들은 그 제품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해당 기능이 특정 제조사 혹은 어떤 모델에만 탑재됐다면 사용자를 묶어두는(락인) 역할도 하게 됩니다.
애플이 자사 기기간 높은 연동성을 강조하고, 삼성이 플래그십 제품에 끊임없이 새로운 카메라 기능을 탑재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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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킬러 콘텐츠’로 점찍은 기능이 있습니다. 바로 근거리무선통신인 초광대역(UWB·Ultra Wideband)인데요. 안드로이드 폰 중에서는 최초로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 탑재됐습니다.
UWB는 500메가헤르츠(MHz) 이상의 광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근거리무선통신(RF) 기술입니다. 넓은 주파수 대역에 걸쳐 낮은 전력으로 송수신하기 때문에 다른 무선 기술과 부딪히지 않는단 장점이 있습니다. 또 약 2나노(10억분의 1)초 길이의 펄스(전류)를 이용해 cm 범위 수준의 정확도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UWB 기술은 쇼핑몰이나 공항처럼 사람이 붐비는 복잡한 환경에서 정확도와 전력 소비, 무선 연결 안정성 및 보안 등의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갤럭시폰에서 UWB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가까이 있는 상대에게 파일을 손쉽게 전송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사진이나 파일 등을 보낼 때 기기를 전송할 상대방쪽으로 향하게 하면 메시지를 보내듯이 간편하게 전송할 수 있는데, 애플 사용자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에어드롭(Airdrop)’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분실 기기의 위치를 증강현실(AR)을 통해 보여주는 기능에도 UWB가 활용됐는데, 애플에서도 비슷한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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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 추적 넘어서 ‘스마트키’까지…개방성·범용성 장점 살린다
삼성전자는 우선 UWB 기능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디지털키’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따로 열쇠나 카드키를 챙기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현관문을 열거나 자동차 시동을 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 경우 스마트폰을 대지 않아도 사용자가 집이나 자동차 가까이 다가가면 거리를 인지해서 문이 열립니다.
이르면 다음달 공개될 ‘갤럭시S21’(가칭)에 이같은 디지털키 기능이 일부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내년도 삼성 스마트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맞춤형 연결을 통해 통합된 자동차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은 이같은 편의 기능을 넘어 UWB를 활용해 스마트폰이 ‘스마트 허브’가 되도록 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스마폰이나 노트북, 태블릿은 물론 집안에 있는 가전제품, 사물인터넷(IoT) 등과의 연결을 통해서 말이지요. 애플의 iOS와 비교할 때 안드로이드 운용체제(OS)의 강점으로 꼽히는 개방성과 호환성을 돋보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성공한다면 그토록 강조하는 갤럭시 생태계를 구현하는 핵심이 될 수도 있겠지요.
이를 위해 세계적인 표준화 작업에 앞장서는 협력사를 확대하는 등 개방적인 생태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아무리 유용한 기술이라고 해도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돼야만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