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쿠팡이 네이버 등 국내 유수 사이트에서 ‘쿠팡맨’ 채용광고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솔깃한 조건’과 함께 말이다. 쿠팡맨은 쿠팡만의 배송서비스 ‘로켓배송’을 전담하는 인력을 의미한다. 네이버 메인 화면광고는 물론 페이스북 우측 상단에서도 쿠팡맨 채용광고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클릭하면 쿠팡맨 입사지원서 제출이 가능한 웹페이지로 넘어간다.
사실 유통회사, 아니 어느 회사든 ‘채용 공고’에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보통 취업정보사이트 등에 채용 공고만 올릴 뿐 이를 홍보하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쿠팡같은 온라인몰은 할인 행사나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집중하기 마련이다.
정확한 비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쿠팡은 채용광고에 월 수억원 이상을 쏟아붓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에 따르면 트래픽이 몰리는 낮 시간대 메인 타임라인 광고단가는 1시간 당 평균 2000만~30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페이스북 등 다른 경로까지 합치면 상당한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세한 공고 내용을 확인하면 마음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우선 주 5일 근무에는 ‘입사 6개월 이후’라는 조건이 달려있다. 급여는 ‘연 소득 세전 4000만~4500만원 수준’이라고 명시했지만 이 역시 주 6일 근무했을 때를 기준으로 했다. 정규직 전환 여부도 입사 6개월 이후 ‘평가에 따라’ 결정된다. 쿠팡맨의 주요 업무가 노동강도가 세기로 유명한 ‘배송’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 만만한 조건은 아니다. 물론 ‘주5일제 보장·연봉 3800만원’이 거짓말은 아니지만 채용조건 중 구직자들에게 불리한 조건은 제외한 채 달콤한 문구만을 조합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쿠팡 측은 최근 배송물량이 급증하면서 좋은 인재를 뽑고자 광고를 강화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쿠팡맨이 되기 위해서는 서류전형부터 시작해 수차례의 면접을 거치는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면서 “사람이 많이 몰리면 그만큼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채용광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우수 직원을 채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부 처우·복지 등을 강화하면 된다. 굳이 포털사이트로 비싼 돈 들여 광고할 필요도 없이 입소문이 자연스럽게 난다. 실제로 ‘신의 직장’ ‘알짜 기업’이라고 불리는 회사들은 채용 사실을 광고하지 않는다. 좋은 일자리에는 알아서 지원자가 몰리는 법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 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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