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제비는 시내를 떠돌며 음식을 구걸하는 고아나 가출 청소년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무의탁 노인을 비롯한 한뎃잠을 자는 노숙인도 꽃제비로 불린다.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하면서 고아와 꽃제비가 급증했고 그동안 꽃제비의 존재는 북한의 심각한 사회 문제가 돼 왔다.
하지만 북한을 자주 왕래하는 중국인 사업가들과 북한 주민과 통화하는 탈북자들은 최근 들어 북한에서 꽃제비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중국 조선족 사업가 오모씨는 22일 “예전에는 청진이나 혜산 시내에 꽃제비들이 득실거렸는데 요즘은 시장 주변에서나 가끔 볼 수 있고 시내 중심에서는 꽃제비를 찾아보기 어렵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고아원에 (식량 등) 공급이 잘 돼 꽃제비들이 예전처럼 고아원을 잘 탈출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꽃제비가 줄었다고 말했다.
‘927상무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꽃제비와 관련한 방침을 내린 날짜를 따 이름이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처럼 고아와 무의탁 노인을 비롯한 꽃제비 관리에 관심을 쏟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대외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주민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북한 고아지원 사업을 하는 한 재미교포는 최근 방북 당시 북한 관료에게서 들었다며 “꽃제비들이 고아원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물자를 우선으로 공급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6일 인민군 후방총국에서 새로 건설한 수산물냉동시설을 시찰하면서 군대에서 전역의 고아원, 양로원에 수산물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수산사업소를 새로 만들라고 지시하며 취약계층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북한이 꽃제비를 ‘특별 관리’하는 것은 북한 사회의 어두운 이면인 꽃제비가 외국인 관광객의 눈에 띄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 휴대전화 소지나 사진 촬영 등 관광객에 대한 규제를 많이 완화하면서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한의 ‘속살’을 들여다볼 기회도 많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