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호빵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삼립식품은 지난달 24일 ‘단팥호빵’, ‘야채호빵’, ‘피자호빵’과 새롭게 출시하는 ‘흑미검은깨호빵’, ‘고추야채호빵’ ‘우리밀호빵’, ‘밤고구마호빵’, ‘복분자호빵’ 등 총 11종의 호빵을 출시했습니다.
호빵은 이전에 분식집에서 판매하던 찐빵을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쪄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한 것입니다. 삼립식품 창업자인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의 1969년 일본 방문을 계기로 호빵이 개발됐습니다. 그는 일본 거리에서 파는 찐빵을 보고 제빵업계의 비수기인 겨울철에 팔 수 있는 제품이 떠올랐고 이어 숱한 노력 끝에 1971년 처음 호빵을 출시했습니다. 호빵이라는 이름은 ‘뜨거워서 호호 분다’, ‘온 가족이 웃으며 함께 먹는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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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최근 겨울 간식 호빵을 찾는 손길이 늘었다고 합니다. 지난달 26일부터 호빵 판매를 시작한 이 편의점은 하루 뒤(9월 27일)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바로 이날 강원도 설악산에서 첫 단풍이 관측됐고, 철원에서는 첫 서리가 내리는 등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 추위가 영업상무가 돼 주었던 거죠.
이 때문에 같은 날 세븐일레븐에서 차처럼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는 컵음료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약 55.1% 늘었고, 온장고 캔커피와 두유 매출도 각각 21.7%, 18.9% 증가했다고 합니다. 쌍화탕, 마스크 등 감기 관련 상품의 매출도 각각 42.1%, 30.9% 늘어났다는 군요.
편의점업계의 날씨경영이라 함은 이 POS 시스템에 전달된 날씨정보를 추가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유통되는 상품이 대부분 식음료이다 보니 10여 년 전(2001년)이라 해도 날씨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3시간 단위로 3일간, 최대 72시간 상세예보가 가능했기 때문에 POS시스템이 본격화된 2001년부터 민간기상업체를 통해 날씨정보를 구입해 활용해 왔다고 합니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차곡차곡 쌓인 날씨경영의 노하우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요.
세븐일레븐에서 활용하는 날씨정보는 단순한 날씨정보가 아니라 날씨·기온·강수 확률 및 지속시간 등으로 상세하고 정확도도 높다고 합니다. 비 예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비가 내리는 시간과 얼마만큼의 양이 오는지 등 보다 특화된 날씨정보를 이용하고 있는 거죠.
이 같은 날씨정보는 날씨변화에 따라 상품별 판매량 분석관 연관된 지수를 분석할 때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실시간 제공되는 날씨정보와 함께 과거 날씨와 매년 상품별 판매량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통계자료를 토대로 상품진열을 수시로 적절한 시기에 바꿔 판매량을 극대화 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질 때쯤이면 모락모락 김을 피우는 호빵과 어묵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기 시작하고 온냉장고에 캔커피나 두유도 등장합니다. 날씨변화에 따라 상품의 진열순서를 바꾸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로 비춰집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이 되면 편의점의 진열 풍경은 늘 색다른 정감을 선사합니다.
업계는 이번 겨울이 대체로 추울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와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올해 호빵 시장 규모가 약 800억 원, 전년보다 6.7%쯤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증권사인 메릴린치(Merrill Lynch)의 한 유통분석가는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주요 요소는 경제 현황과 현재 판매량 추세, 그리고 날씨”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유통업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행위에 의해 매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그 어떤 산업보다도 소비자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날씨’라는 점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본 기사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