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8일 청와대 관저 뒤편 백악정에 각기 다른 종류의 정자목을 식수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를 전한 문재인 대통령의 이야기를 SNS에 남겼다.
| 문재인 대통령(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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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마지막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에서 지난달 5일 북악산 남측면 둘레길을 둘러본 문 대통령이 백악정에서 정자목을 바라보며 한 발언을 소개했다. 광화문이 멀리 내려다 보이는 백악정의 양측면에는 김 전 대통령이 2001년 심은 느티나무와 노 전 대통령이 식수한 서어나무가 있다.
박 수석은 “김 전 대통령의 느티나무는 기세 좋게 자라나 백악정의 절반 이상을 덮어가고 있었고, 노 전 대통령의 서어나무는 아직 한참 자라는 중이라 절반이 못되는 일부만 차지하고 있었다”며 “언뜻 두분이 식수한 시간차나 나무 성장, 기세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나 문 대통령은 다른 차원으로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원래 노무현 대통령님은 느티나무를 참 좋아하셨다. 그래서 저도 당연히 느티나무를 심으실 것으로 생각했는데 전혀 뜻하지 않게 크기나 세력이 작은 서어나무를 선택하여 심으셨다”며 “정자 좌우에서 느티나무 두 그루가 크게 성장을 하면 서로 뒤얽혀 서로에게 좋지않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비록 당신이 좋아하는 나무는 느티나무이지만, 이미 김대중 대통령께서 느티나무를 심으셨으니 그것과 잘 어울려 자랄 수 있는 서어나무를 심으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존중과 배려라는 것이다.
박 수석은 백악정의 두 정자목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임기를 마치는 문 대통령이 두 전임 대통령의 백악정 정자목을 ‘존중과 배려’로 말씀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 두 나무가 바라보는 광화문이 ‘존중과 배려’ ‘평화와 상생’의 광장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일 것”이라며 “다른 역대 대통령들의 나무와 함께 이곳에서 광화문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의 번영’과 ‘생명의 광장’을 오래도록 기도할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