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에서 불혹에 국가대표 물티슈 회사 일군 기업인

한영돈 한울생약 대표
호텔 청소부에서 '서울호텔' 지배인 자리에 올라
제조업의 CEO 꿈, 한약성분 이용한 물티슈 착안해 창업
제품 '안전'에 대한 철학, 물티슈 화학물질 논란이 기회로
  • 등록 2016-08-18 오전 6:50:00

    수정 2016-08-20 오후 8:17:30

[파주=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호텔 청소부에서 지배인까지 오른 후 불혹의 나이에 창업, 국내 대표 물티슈 기업을 일궈낸 기업인.’

한영돈(65) 한울생약 대표의 남다른 이력이다. 12일 경기 파주시 한울생약 본사에서 만난 한 대표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두 차례나 연거푸 정상에 등극한 비결을 ‘절박함’으로 압축했다.

한영돈 한울생약 대표가 유아용 물티슈 ‘121℃’를 들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충남 예산 태생인 한 대표는 가난한 청년 시절을 보냈다. 한 대표는 “고교에 진학은 했지만 농사일도 병행했기 때문에 공부는 뒷전이었다”고 회상했다. 고교 졸업 직후 3남 1녀 중 장남으로서 집안을 돕기 위해 상경했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은 서울 서린호텔. 그는 무작정 호텔 관계자를 찾아 “청소라도 할 테니 머물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이후 1974년 서울 청진동에 서울호텔이 문을 열자 이곳에서 본격적 호텔리어의 삶을 시작했다.

호텔에서 일하려면 외국어를 할 줄 알아야 했기에 밤 12시까지 근무하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외국어학원 수업을 듣고 아침 7시30분까지 출근하는 생활을 수년간 했다. 그는 “그 당시에는 먹고 살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1970년 호텔 청소부부터 시작한 한 대표는 15년 뒤 호텔의 최고봉인 지배인 자리까지 올랐다. 남들보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것이 높게 평가받게 된 결과였다.

한울생약이 생산·판매하는 물티슈 제품들. (사진=박경훈 기자)
한 대표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서비스업이 성격에 맞는 일은 아니었다”며 “언젠가는 제조나 유통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마침 1990년 당시 한약재 판매업을 하던 친척이 “한약 성분이 들어간 물티슈를 만들면 어떨까”라며 그에게 창업을 권유하자 물티슈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1991년 그간 모은 1억5000만원으로 경기 고양시에서 한울생약을 창업한다. 불혹의 나이에 창업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한 것.

한약재 성분이 들어간 물티슈의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높은 생산원가와 특유의 향이 사업의 걸림돌이 됐다. 결국 사업시작 1년 6개월만에 자본금 대부분을 날렸다.

스판레이스로 만든 물티슈. (사진=박경훈 기자)
‘살아갈 길을 찾아야겠다’며 여러 실험을 하던 한 대표는 어느 날 시중에서 파는 클렌징워터를 스판레이스 통에 부어봤다. 당시까지만 해도 솜에 클렌징워터를 묻혀 화장을 지웠기 때문에 ‘이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클렌징티슈는 어떨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클렌징 티슈가 탄생한 순간이다. 이 클렌징티슈를 참존화장품, 나드리화장품 등에 납품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구축했다.

2013년 가습기 살균제를 비롯한 물티슈 화학물질 안전성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이 한울생약엔 기회였다.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한울생약 제품들은 오히려 큰 인기를 끈 것. 매출도 급성장세다. 2014년 200억원, 지난해 3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금은 물티슈 분야 국내 2위 제조업체로서 1위 자리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2013년 2%에 불과했던 자체 브랜드 매출비율도 지난해에는 45%까지 올랐다.

현재 한울생약이 내놓는 제품 수는 300여개에 이른다. 한 대표는 “이전부터 조금의 여유만 있으면 재투자에 나섰다”며 성장비결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앞으로 “소비자에게는 진심을 담은 물티슈를 계속 공급하고 직원 복지에 각별하게 신경 쓸 것”이라며 “5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해 상장하는 게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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