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브라스 휘발유값 올린다…호셰프 `親시장 행보`

페트로브라스 이사회.."만테가 장관이 인상 허용" 공개
가까스로 재선 성공한 호셰프, 금리인상후 친시장 행보
  • 등록 2014-11-05 오전 8:03:39

    수정 2014-11-05 오전 8:03:39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브라질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Petrobras) 경영 개선을 위해 브라질 정부가 휘발유 가격 인상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제 시세보다 낮은 값에 휘발유를 판매하다보니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었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페트로브라스가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개최한 비공개 이사회에서 “귀도 만테가 재무장관이 휘발유 가격을 인상하도록 허가해줬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만테가 장관은 현재 페트로브라스 이사회 회장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회사측은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얼마나 가격을 인상할 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날 이사들에게 보고한 경영 프리젠테이션 자료상에는 현재 가격대비 8%인상을 전제로 경영지표들을 짜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마리아 다스 그라까스 포스터 페트로브라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10% 정도 휘발유 값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페트로브라스는 지우마 호셰프 브라질 대통령이 첫 임기를 시작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시장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휘발유를 판매하도록 행정지도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가 한창 뛰던 지난 2012년에는 13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세보다 낮은 휘발유 판매가격 책정으로 입은 영업 손실만 440억달러(약 47조4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페트로브라스의 휘발유 출고가 인상 조치는 호셰프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아 보다 시장 친화적인 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선 지난달 호셰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긴 했지만, 브라질 역사상 가장 적은 표 차이로 승리한 대통령이 됐다. 이후 지난주 곧바로 브라질 중앙은행을 통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재개하기도 했다.

페드로 갈디 SLW 코레토라 수석 전략가도 “이번 조치는 호셰프 정부가 보다 시장 친화적인 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신호탄으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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