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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잔디에 쓰이는 천연충진재에 주력하는 ㈜금룡 정미숙(56) 대표는 14일 “미국과 중국, 캐나다 등 주요국가에 이미 천연충진재 특허를 등록시켰다”며 “올 하반기 중 첫 해외 수출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천연충진재는 운동장에 쓰이는 인조잔디에 들어가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정 대표는 과거 평범한 주부였다. 하지만 자녀가 뛰어노는 운동장 환경을 접한 후 그는 사업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초등학교 가족행사를 가보니 운동장에 온통 고무냄새가 진동했다. 알아보니 인조잔디 안에 들어가는 충진재 원료로 폐타이어가 쓰였기 때문이었다. 폐타이어는 뭉침이 심해서 아이들의 발목 부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었다. 아이들이 건강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데, 오히려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해치는 상황이었다.”
정 대표는 폐타이어 충진재를 천연충진재로 교체해달라고 학교 측에 요청했다. 당시 야자열매 등을 원재료로 한 천연충진재가 있었지만, 가격이 비싸고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이었다. 안팎으로 쉽지 않은 상황을 지켜본 그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직접 천연충진재를 만들기로 했다.
정 대표가 2008년 창업한 금룡은 황토와 왕겨 등 국내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천연재료를 활용한 충진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천연 단열재로 쓰이는 왕겨에 황토를 코팅하는 방식으로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열을 잡아주는 한편, 마찰도 크게 줄여줄 수 있다. 특허기술은 모두 정 대표가 보유했다.
“인조잔디를 생산하는 한 대기업으로부터 요청이 들어왔다. 해당 업체에 천연충진재를 독점으로 공급하는 대신, 판매가격을 50% 낮추라는 제안이었다. 다른 인조잔디 업체들 역시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장고 끝에 ‘이런 방식으론 도저히 사업을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후 어려움은 지속됐다. 정 대표는 창업 후 4년여 동안 매출을 일으킬 수 없었다. 건설업을 하는 남편은 “더 이상 돈을 지원해줄 수 없다. 사업을 접어라. 아니면 (부부사이를) 끝내자”는 극단적인 요구까지 했다. 정 대표는 눈물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금룡은 여세를 몰아 지난 2015년 경기 화성에 공장도 신축했다. 올해 7월엔 금룡의 천연충진재 브랜드 ‘골드필 프로’가 조달청으로부터 우수제품지정증서를 받았다. 현재 화성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국제야구장 ‘화성드림파크’에도 천연충진재를 공급 중이다. 그동안 누적된 천연충진재 매출액은 160억원에 달했다.
극적으로 부활한 정 대표의 눈은 지금 해외로 향해 있다. 그는 “내수시장을 통해 검증된 천연충진재가 해외에도 알려지면서 현재 필리핀에 천연충진재를 수출키로 협의 중”이라며 “러시아 등 다른 나라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해외시장에서도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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