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호텔, 글로벌 체인과 제휴·전환 확산 이유는

34년 전통 더팔래스, 글로벌 체인 스타우드 계열 '쉐라톤' 합류
더플라자-메리어트 제휴 등 로컬 호텔-글로벌 체인 맞손 사례 늘어
브랜드 인지도 높이고 글로벌 예약 시스템 도입해 관광객 유치
  • 등록 2016-07-08 오전 6:00:00

    수정 2016-07-08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34년 전통의 더팔래스호텔 서울이 ‘쉐라톤’ 브랜드로 옷을 갈아입었다. 로컬 브랜드인 더팔래스호텔이 글로벌 호텔·리조트 그룹인 스타우드(Starwood)와 계약을 맺으면서다. 새 호텔의 이름은 쉐라톤과 팔래스를 모두 집어넣은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로 지었다.

서울 고속터미널역 인근에 위치한 호텔은 지하철 역사와 서울성모병원, 서울지방조달청, 서래마을에서도 쉐라톤을 뜻하는 날렵한 대문자 ‘S’가 한눈에 보일 만큼 외관이 변했다. 호텔에 있는 자잘한 소품뿐 아니라 운영 체계, 예약 시스템, 회원 관리도 ‘쉐라톤 화(化)’ 했다. 이로써 인근에 있는 메리어트(Marriott) 계열 최상위 브랜드인 JW메리어트호텔 서울과 글로벌 체인 호텔 ‘강남 대전’을 펼치게 됐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전경
호텔업계에서는 더팔래스호텔이 쉐라톤 브랜드로 전환하게 된 걸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단순히 하나의 호텔 사례가 아니라 앞으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있는 30여 개의 특1급 호텔 가운데 3분의 2가량은 글로벌 호텔 브랜드다. 양대산맥인 메리어트·스타우드뿐만 아니라 하얏트·힐튼·인터컨티넨탈 등 5개 글로벌 체인 브랜드가 국내에서 지점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다.

로컬 브랜드 호텔이 글로벌 체인으로 전환하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선 브랜드 인지도다. 최근 한국 호텔 시장의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른 게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이다. 로컬 호텔 중에 롯데·신라·조선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체인에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브라이언 백 쉐라톤 팔래스 총지배인은 “34년간 로컬 브랜드로 운영해 왔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아 성장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에 쉐라톤 브랜드를 앞에 달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글로벌 체인이 갖고 있는 운영 시스템 때문이다. 특히 회원제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고 포인트를 적립받으면 포인트로 객실을 사용하거나 회원 등급이 올라가면서 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쉐라톤 팔래스는 ‘더팔래스클럽’ 멤버십을 유지하면서 전 세계 100여개 국가 1300여개 스타우드 계열 호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타우드의 SPG 멤버십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외 스타우드 회원들의 이용을 늘리기 위해서다.

로컬 호텔이 글로벌 체인으로 전환하는 건 아직 드물지만 이전에도 양측이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한 경우는 있었다.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로컬 호텔이 글로벌 체인의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경우다. 비즈니스급인 이비스(Ibis)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아코르호텔그룹은 2003년 로컬 호텔 기업인 앰배서더와 함께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을 개관하는 등 최근까지 국내 6개 도시에서 19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40년 전통의 더플라자는 올 초 메리어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호텔을 운영 중이다. 더플라자가 보유한 한국적인 경험과 특화 서비스에 메리어트의 세계적 세일즈망,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한 단계 향상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더플라자는 제휴를 맺은 후 메리어트 웹사이트를 통한 예약이 평소보다 30% 이상 늘고 메리어트 리워즈 포인트 사용객이 매월 10% 이상 증가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양사간 제휴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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