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부는 '허니 바람'..진원지는 해태 아닌 오리온

중국서 허니맛 4종 제품 출시..감자스낵 매출 15% 증가
중국 SNS 타고 허니 입소문 시작..국내 방문 유커들도 제품 구매
  • 등록 2015-11-08 오전 10:49:18

    수정 2015-11-08 오후 2:09:55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한국에서는 인기가 잦아든 ‘허니’ 스낵이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꿀과 관련된 단맛 과자들의 매출이 꾸준히 줄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달콤한 스낵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중국에서는 ‘허니버터칩’으로 허니 열풍을 일으킨 해태제과가 아닌 오리온(001800)이 허니 과자의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국에서는 허니버터 제품 후발주자지만, 중국에서는 선발주자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중국에서 출시한 ‘허니’ 관련 스낵 4종 덕분에 중국 스낵 매출이 두자릿수 이상 증가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오리온은 현재 중국에서 ‘오감자, 스윙칩, 고래밥, 예감’의 허니맛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오감자와 스윙칩, 예감 등 3가지가 감자스낵이다. 증권가는 허니맛 제품들의 선전 덕분에 3분기 오리온의 감자스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스윙칩 허니맛
고래밥 허니맛 역시 6월 출시 이후 꾸준히 매출이 늘며 비스킷 부문 매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 스낵 매출 역시 10%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오리온은 허니맛 스낵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마케팅을 강화하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수 김종국과 배우 이광수 등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을 통해 한류스타로 거듭난 국내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를 제작해 현지에서 방영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도 허니맛 과자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고 있어 앞으로 허니맛 스낵 판매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국경절 기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이 마트에서 구매한 제품 상위 10개 중 3개가 허니버터 스낵으로 나타난 바 있다. 롯데마트 집계에 따르면 ‘허니버터’ 아몬드가 1위를 차지했고, ‘허니버터 믹스넛’은 6위, ‘허니통통’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현지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에서 허니 과자가 인기를 얻고 있는 사실이 널리 퍼졌고, 관광책자에도 한국에서 꼭 먹어봐야 할 제품으로 허니버터 과자가 소개된 덕분이다.

허니맛 스낵의 선전으로 오리온의 하반기 실적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에는 중국에서 거의 성장하지 못했지만, 하반기에는 눈에 띄는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오리온은 2분기 중국에서 매출이 1.5% 증가하는데 그쳤다. 오리온의 전체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로, 중국에서 부진은 곧 오리온 전체의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컸다. 그러나 3분기부터 두자릿수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오리온은 하반기와 내년 초에 걸쳐 ‘닥터유’와 ‘마켓오’ 등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고 중국에서 허니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을 동시에 잡을 계획이다. 중국의 제과 시장은 성장은 정체했으나 중산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등 시장이 양극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허니맛 스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닥터유와 마켓오를 내세워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아직 허니 열풍까지는 아니지만 오리온의 제품 때문에 허니맛 과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은 시장 자체가 커 조금만 입소문을 타도 매출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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