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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맛집 전쟁 촉발시킨 고메이494의 변신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지하에 위치한 식품·레스토랑 복합 매장 ‘고메이494’는 지난달 이태원 경리단길 유명 맛집을 대거 유치하며 매장 개편을 시도했다.
고메이 494는 지난 2012년 문을 연 후 △식품관과 레스토랑의 결합 △해외 직수입 식재료 판매 △국내외 유명 맛집 대거 유치 등으로 단박에 장안의 화제가 됐다. 백화점 식당가 경쟁을 촉발시킨 진원지다.
고메이 494는 다른 백화점들이 식품관·식당가 고급화 경쟁에 뛰어들자 최근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 25%에 달하던 매출 성장이 지난해에는 12%로 낮아지면서 경쟁력의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장진우 식당 등 경리단길 맛집 유치와 유니드마이요거트(그릭요거트), 머시주스(디톡스주스), 피에(마카롱) 등 디저트 브랜드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정수 갤러리아백화점 식음료전략팀장은 “이번에 입점하는 신규 브랜드들은 미식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며 “매장 개편으로 다른 백화점 식품관과 확연한 차별화를 통해 고메이494의 독보적인 위상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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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푸드마켓 오픈 이후 4개월 간 식품관 매출은 7%, 명품매출은 10% 늘어나는 분수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연말 본점 꼭대기 층에 고급레스토랑 콘셉트의 그래머시홀을 연달아 내는 샤워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그래머시홀은 한식과 멕시칸, 이탈리안, 아메리칸 등 다양한 메뉴를 바탕으로 인기몰이에 성공, 백화점 매출 증대에도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그래머시홀이 문을 연 올해 1월 이후 본점 전체 매출은 5.2%, 명품 매출도 5.8%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맛집 유치가 백화점 매출 증대로 연결되자 연달아 영등포점 식당가를 강남, 홍대의 트렌디한 맛집이 어우러진 식당가로 리뉴얼해 오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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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서울 지역의 다양한 맛집과 해외 유명 디저트 속속 유치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노원점에 서울 3대 빵집 중 하나인 ‘나폴레옹과자점’을 오픈하자 월평균 1만5000명 이상의 고객들이 줄을 서서 빵을 사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본점에 아시아 최초로 문을 연 미국 최대 중식 프랜차이즈 ‘판다익스프레스’ 매장은 점심시간이 되면 매장을 둘러싸고 10~15m의 줄이 한 시간 내내 이어진다.
롯데백화점 식품부문 황슬기 수석바이어는 “다양한 맛집을 유치하면 다른 상품군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수효과가 뚜렷이 나타나 백화점 전체가 맛집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맛집이나 국내에서 선보인 적 없는 해외 브랜드 등 다양한 맛집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스페인 고급 레스토랑 콘셉트의 ‘에이치키친(h kitchen)’으로 맛집 전쟁에 나서고 있다. 에이치키친은 용인의 메밀국수 맛집 `메밀꽃 필 무렵`, 60년 전통의 일본 외식전문기업 이시이그룹의 ‘도쿄하야시라이스클럽’ 등 국내외 유명 맛집을 유치해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들어 에이치키친의 매출이 17% 늘어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자 무역센터점 등 현재 8개 점포에서만 운영하는 에이치키친을 향후 전점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안용준 생활사업부 상무는 “백화점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차별화 요소로 식품관이 중요해졌다”며 “과거의 푸드코트는 저렴한 가격과 대중적인 메뉴가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지역 맛집과 프리미엄 메뉴를 선보이는 게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