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나오며 급가속”…시청 사고 차량, 일방통행로 진입 당시엔

3일 SBS 단독 보도
  • 등록 2024-07-04 오전 6:11:40

    수정 2024-07-04 오전 6:12:15

사진=SBS 캡처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청 앞 교통사고를 두고 ‘급발진’ 여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가해 차량이 호텔에 빠져나온 직후 찍힌 영상이 공개됐다. 차량은 호텔 주차장을 나온 직후 일방통행 길로 빠르게 내달렸다.

지난 3일 SBS는 사고 당일인 지난 1일 밤 9시 25분쯤 웨스틴 조선 호텔 맞은편 일방통행 도로에서 찍힌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초록 불이 들어오면서 차량들은 시청 방면으로 좌회전하거나 호텔 쪽으로 직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 호텔 주차장 쪽에서 사고 차량의 것으로 보이는 불빛이 평범한 속도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런데 1~2초 뒤 차량은 우회전만 가능한 곳에서 빠른 속도로 직진하면서 일방통행 도로로 쏜살같이 진입했다.

사고 목격자는 “거의 굉음이 들렸다”며 “체감하기로는 시속 한 100km 이상, 액셀러레이터를 거의 100% 다 밟은 느낌 있지 않느냐”고 했다. 3차선으로 들어오던 차량은 2차선으로 차선을 바꾸기도 했다.

사진=SBS 캡처
차량 뒤쪽 블랙박스에서는 마주 오는 차량이 없는 상황에서 사고 차량이 도로 우측으로 붙어 계속 달리는 모습이 담겼다. 속도는 줄어들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다 도로가 오른쪽으로 꺾이는 지점에서 왼쪽 인도 쪽으로 돌진했고, 가드레일 등에 부딪혀 왼쪽이 붕 뜬 차량은 계속 앞으로 달려가다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영상에서는 인도로 돌진하는 순간 차체 브레이크등이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 지난 1일 오후 9시28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한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 보행자들을 덮쳐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사고 차량 운전자 차모(68)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2일 입건했다.

경찰이 확보한 차씨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차씨 부부가 운전 중 놀란 듯 “어, 어”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담겼다. 경찰은 차량 급발진 감식을 위해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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