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이 작품] 발레, '관람예술'서 '체험예술'로

-심사위원 리뷰
'K-발레월드'
원로부터 신예까지 총출동
발레의 역사 한눈에 짚어
해설 곁들인 '체험예술' 변신도
  • 등록 2016-10-18 오전 6:06:00

    수정 2016-10-18 오전 6:06:00

‘K-발레월드’ 공연 중 한 장면(사진=한국발레협회)


[도정임 한국발레협회 회장] ‘2016 K-발레월드’ 는 한국발레협회의 국제행사 역사성을 안고 뷰글러스앙상블의 야외발레음악회와 함께 지난달 20일 개막을 알렸다. 개막 선포 세리머니에 이어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발레작품의 갈라공연으로 이뤄진 첫 무대는 라트비아국립발레단, 베를린스타츠발레, 카잔국립발레단, 러시아모스크바크렘린발레단,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주립오페라발레단, 그리고 한국의 김용걸댄스씨어터의 레퍼토리를 공연했다.

클래식 레퍼토리의 기술성과 예술성의 절정을 보여준 ‘해적’(Le Corsaire), 문학적이고 드라마틱한 ‘안나 카레니나 트리오’(Anna Karenina Trio)등은 기존 갈라공연에서 추구하는 단순한 기교 나열을 넘어선 발레공연의 심연의 미학을 보여준 차별화한 무대였다. 이어 22일 창작발레 신인 안무가전에서는 이은미·류경흔·구지은·권미경·전수진이 참여해 다양한 주제로 참신한 무대를 선보였다. 발레의 기본문법에 충실하면서도 다채로운 동작어휘와 영상을 활용한 융합적 시도는 주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출해 관객과 적극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

올해 열린 K-발레월드의 하이라이트는 24일과 25일에 펼친 ‘발레, 루킹 백워즈! 고잉 포워즈’(Ballet, Looking Backwards! Going Forwards!)였다. 다소 모험적인 발레강연 퍼포먼스를 시도한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이 총연출을 담당하고,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문학적인 해설을 곁들이면서 발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준비한 특별한 무대였다.

르네상스궁정발레부터 컨템포러리발레에 이어 한국발레에 이르기까지 발레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이야기한 공연은 한국발레계의 원로인 김학자 한국예술원회원부터 서울발레콩쿠르 대상 수상자인 신예 이우진까지 한 무대에 오르는 기념비적인 행사였다. 한국발레사의 첫장을 장식한 원로들의 궁정발레를 마주한 모든 관객은 기립박수로 그들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를 표현했다. 감동의 순간이었다.

발레의 어제를 되돌아본 노력은 한국발레로 귀결됐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인인 ‘심청’ 중 ‘문라이트 파드되’와 동양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불리는 ‘왕자호동’은 고전적 감성에 현대적인 테크닉과 우리 문화적 요소를 잘 표현한 작품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역사를 고증해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을 조망한다는 평이한 명제 앞에, 또한 기본을 지키고 원칙을 되돌아보는 단순하지만 진심 어린 성의 앞에 무용수도 관객도 오랜만에 행복하고 충만한 공연이었다.

올해 K-발레월드가 더욱 의미있었던 건 공연 일부를 문화예술 교육기부프로그램과 함께하면서 앞으로 한국발레협회가 발레인을 위해, 발레관객들을 위해, 또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확인하고 확인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로써 발레가 ‘관람예술’에서 ‘체험예술’로 넘어간 첫장을 열었다. 발레의 사명, 발레의 미래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앞으로 이어질 K-발레월드의 대답이 기대된다.

‘K-발레월드’ 공연 중 한 장면(사진=한국발레협회)
‘K-발레월드’ 공연 중 한 장면(사진=한국발레협회)
‘K-발레월드’ 공연 중 한 장면(사진=한국발레협회)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 '57세'의 우아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