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수장 살해에 뭉친 이슬람 57개국 "극악무도 행위"

이슬람협력기구(OIC), 사우디서 긴급회의
"중동 전체 연루 분쟁" 우려…유엔 안보리 대응 촉구
이란 "방어권 행사할 수밖에"…사우디 "주권 침해 안 돼"
  • 등록 2024-08-08 오전 8:05:38

    수정 2024-08-08 오전 8:05:38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이슬람 국가 57개국이 모인 이슬람협력기구(OIC)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본토에서 살해된 것을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사진=AFP)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OIC는 팔레스타인과 이란의 요청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긴급회의 이후 발표된 성명에서 하니예 피살 사건을 가리켜 “이란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불법 점령 세력인 이스라엘의 전적인 책임”이라고 밝혔다.

OIC 의장국인 감비아의 마마두 탕가라 외무장관은 하니예의 피살 사건과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전쟁이 지역(중동)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탕가라 의장은 “이란의 영토에서 정치 지도자를 암살함으로써 이란의 주권과 영토 보존에 대한 침략과 침해는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극악무도한 행위는 기존의 진정을 고조시켜 지역(중동) 전체가 연루될 수 있는 더 큰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히세인 브라힘 타하 OCI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책임을 다하고 이스라엘이 국제법의 지배를 존중하고 지역(중동) 및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침략과 공격을 중단하도록 강제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안보리가 중동 전체의 안보와 안정을 훼손할 수 있는 전면적인 지역(중동) 전쟁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침략을 즉각적이고 포괄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란은 보복 의지를 거듭 시사했다.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 정권의 침략행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이란은 합법적인 방어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개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하니예 암살은 이란의 주권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라고 지적했다. 왈리드 알쿠라이지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차관은 하니예 암살로 이란의 주권이 노골적으로 침해당했다며 “사우디는 그 어떤 주권 침해나 내정 간섭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슬람국가들이 모인 국제기구 OIC에는 사우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연맹 회원국과 이란, 파키스탄, 튀르키예 등 57개국이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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