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전날 장 중 1300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의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에 환율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이날 저녁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관망세,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개입 등으로 인해 상승 폭은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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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97.3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1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99.1원) 대비 0.3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1% 후반까지 상승해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연준의 긴축도 예상보다 오래갈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간밤 뉴욕증시는 약보합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9%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6%, 나스닥 지수는 0.10% 내렸다.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간) 오후 6시49분 기준 102.45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102선을 유지하며 강세이긴 하지만 전날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142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이번 주에만 두 차례 국채를 매입하며 엔화가 소폭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17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도가 역송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전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5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600억원대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다만 1300원 위에선 이월 네고 물량(달러 매도)과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작용하며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도 1300원 위에서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대거 쏟아졌다. 당국은 환율 흐름이 글로벌 통화 대비 튀지 않는다고 보고 있지만 이날 상승 폭이 커질 경우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저녁 9시30분에 발표되는 미국의 7월 비농업 신규고용 발표도 관심사다. 시장에선 7월 비농업 고용은 20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월 20만9000명 증가보다 완화된 수준이다. 만약 시장 예상보다 고용시장이 뜨겁다면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란 데 힘이 실리게 되며 환율 상승을 부추길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