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남편 이일병 블로그에는…“색소폰도 들고 가야지”

  • 등록 2020-10-05 오전 7:19:18

    수정 2020-10-05 오전 7:19:18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도 요트 구매를 위해 미국행을 선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여행 계획 등을 올린 블로그를 폐쇄했다.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강 장관과 남편 이일병 교수. (사진=연합뉴스)
3일 이 명예교수는 요트 구매와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교수는 공항에서 ‘여행 목적’을 묻는 KBS 취재진에 “그냥 여행 가는 건데, 자유여행”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걱정 안 되느냐’라는 질문엔 “걱정된다. 그래서 마스크 많이 가지고 간다”라고 답했다. ‘강 장관이 혹시 뭐라고 안 그러셨느냐’라는 질문엔 “서로 어른이니까. 제 계획을 놀러 가지 말아야 한다 그런 건 아니다”라도 답변했다.

‘그래도 공직에 있는 사람 가족인데 부담 안 되느냐’라는 질문엔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다.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나.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정부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는 지적엔 “하루 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라며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거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명예교수 부인인 강 장관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며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외여행을 금지하지 않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강 장관은 4일 외교부를 통해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결국 본인이 결정해서 떠난 것”이라며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했고, 미루다 간 여행이라 귀국을 하라고 이야기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여행 계획을 미리 알린 바 있다. 미국 뉴욕의 한 선주로부터 요트를 구입해 카리브해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블로그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이 명예교수는 5일 새벽 해당 블로그를 폐쇄했다. 블로그에 따르면 이 명예교수는 이번 여행 준비를 오랫동안 준비했다. 블로그에는 한국 생활 정리, 요트와 구입대금 송금, 숙박 및 렌터카 예약 등의 내용이 올라와 있었다.

여행 전날 그는 미국 여행 짐 사진과 함께 “수화물 갯수와 무게를 확인하니 2개와 23kg 한도. 그래서 큰 짐에서 색소폰은 따로 들고 가려고 내놨다”라고 적어뒀다.

또 이 명예교수는 “내 해석으로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이 증가하는 장소로 (기사에) 언급된 35개 주에서 출발한 사람이 아니라서 나는 자가격리가 필요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위 문서에는 외국인에 대한 언급이 없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블로그에는 지난 6월 그리스 여행을 준비하다 취소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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