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빨대 OUT"…유리·종이로 만든 착한 빨대 확산

스테인리스·유리·종이 등 대안 빨대 인기
"불편하지만 실생활에서 환경보호 실천"
  • 등록 2018-08-05 오전 11:42:29

    수정 2018-08-10 오후 5:17:18

서울 성동구 ‘더 피커’에선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대신 다회용 스테인리스 빨대를 사용한다.(사진=조해영 기자)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직장인 정서인(24)씨는 얼마 전 회사 동료들과 함께 ‘유리 빨대’를 샀다. 커피 등 음료를 마실 때 플라스틱 빨대 대신 사용하기 위해서다.

정씨는 “사람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로 괴로워하는 바다거북의 사진을 보고 죄책감이 들어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유리 빨대를 쓰기로 했다”며 “빨대 하나 바꾸는 걸로 환경 문제가 해결될까 싶으면서도 작은 노력이 모여 큰 의미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달부터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상생활에서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용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거나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할 ‘다회용 대안 빨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들에선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중단하거나 제한하고 유리·스테인리스 빨대 등 대안 빨대를 사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들은 대안 빨대는 일상생활에서 시도할 수 있는 환경보호를 위한 작은 실천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면 프랜차이즈 대형 커피전문점들 중에선 스타벅스가 올해 안에 종이빨대 도입에 나서겠다고 밝힌 정도다. 테이크아웃 손님 비중이 높고 일일 방문객이 많아 설거지 등 뒷정리에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다회용 컵이나 빨대를 사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안 빨대는 크게 △스테인리스 빨대 △유리 빨대 △종이 빨대 등이 있다. 스테인리스 빨대와 유리 빨대는 완전 분해까지 수천 년이 걸리는 플라스틱 빨대와 달리 씻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와 마찬가지로 일회용이지만 자연 분해가 가능해 환경에 끼치는 해가 적다.

대안 빨대를 사용하는 이들은 개인적으로 대안 빨대를 평소에 가지고 다니면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사용한다. 대학생 조경림(22)씨는 “원래는 컵을 대체할 수 있는 텀블러를 들고 다니다가 지난해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스테인리스 빨대를 사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더 피커’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회용 스테인리스 빨대와 빨대 세척용 브러쉬.(사진=조해영 기자)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들에선 ‘대안 빨대’ 사용에 동참하고 가게들이 늘고 있다

서울 성동구의 ‘더 피커(the picker)’는 일회용품 사용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카페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스테인리스 빨대를 제공하고 매장 한쪽에 빨대 세척에 필요한 솔 등을 판매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홍지선(33)씨는 “외국에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콘셉트로 운영하는 가게가 많은데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문을 열었다”며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이런 것도 있구나’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의 ‘허 가든(her garden)’ 역시 지난 6월부터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윤지은(38)씨는 “내가 편하자고 다른 생명체를 아프게 하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으로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며 “부모로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대안 빨대’를 사용하는 이들은 . 서울 마포구에서 ‘찌라살롱’을 운영하는 이가희(33)씨는 “지난달부터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대안을 꾸준히 고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은 “일회용 컵뿐 아니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이런 문화가 앞으로도 정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찌라살롱’은 지난달부터 종이 빨대를 쓰고 있다.(사진=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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