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꽉 찼습니다”…슈퍼사이클 맞은 LS일렉트릭[르포]

아파트 3~4층 규모 525kV 초고압 변압기 눈길
5년치 일감 확보…올해 예상 신규 수주 6300억
증설 등 2027년 생산능력 7000억원으로 확대
  • 등록 2024-10-13 오전 11:00:00

    수정 2024-10-13 오후 1:38:33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2027년까지 수주 물량이 가득 찼습니다”

지난 11일 부산역에서 차로 30분가량 달려 도착한 LS ELECTRIC(010120)(LS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 공장. 이 공장은 최근 전력기기 시장 호황에 밀려드는 주문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300t 초고압 변압기도 ‘뚝딱’

가장 먼저 권선 공정 라인에 들어서자 근로자들이 거대한 원형의 권선기에 절연지로 감싼 전선을 감고 있었다. 이곳에는 수직 권선기와 수평 권선기가 각각 6대씩 있다. 이후 종이 절연지를 제거하고 에나멜 코팅 작업이 끝나면 권선은 1차 건조에 들어간다.

이후 공정은 롤 타입의 강판을 시트 형태로 가공하는 코어 공정이다. 둘둘 말려져 있는 0.2~0.3mm의 얇은 강판을 풀어낸 뒤 자동 기계 장치를 통과하면 설계된 치수에 맞춰 깔끔하게 재단된 강판이 나온다. 그러면 이 강판을 폭이 좁은 것부터 폭이 넓은 순으로, 또다시 폭이 좁은 순으로 겹겹이 쌓아 원통형으로 만든다.

출하를 앞둔 LS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사진=이데일리 하지나기자)
다음은 적층이 완료된 철심에 권선을 삽입해 조립하는 본체 조립 공정이다. 완성된 본체는 진공 건조로에 들어가 수분을 제거한다. 조성렬 LS일렉트릭 매니저는 “현재 진공건조로(VPD)는 2대가 설치돼 있는데 이는 배전 변압기와 초고압 변압기를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설비”라며 “진공 건조를 통해 절연성능을 높이고 변압기 고장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탱크 내부에 본체를 설치하고 절연유를 채운 뒤 탱크 외부에 각종 부품을 설치하는 총조립 과정과 마지막으로 생산된 제품을 최종 테스트하는 최종 시험 공정, 운송을 위한 일부 부속품을 해체하는 해체 공정 등을 거친다. 이제야 비로소 출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LS일렉트릭 근로자들이 초고압 변압기 부속품인 ‘부싱’을 해체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하지나기자)
이날 총 조립과정을 마치고 최종 시험과 해체·출하를 앞두고 모여든 변압기 무리 속에서 아파트 3~4층 높이의 거대한 크기의 초고압 변압기 탱크가 눈길을 끌었다. 미국 태양광 발전소에 들어가는 525kV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다. 무게는 300톤(t)에 달하고, 생산 과정만 3개월이 소요됐다. 조 매니저는 “현재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가장 큰 초고압 변압기”라며 “내부에 설치된 크레인으로는 옮길 수 없어서 공기부양대차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30년 해외 비중 70%

LS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1600억원을 투자해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선다. 우선 1008억원을 투자해 부산사업장 초고압 생산동 옆 1만3223㎡(약 4000평) 규모 유휴부지에 공장을 신축할 예정이다. 이달 말 착공, 내년 10월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공장이 완공되면 생산 능력은 4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이미 2027년까지 수주 물량이 꽉 찬 상태로 생산 즉시 매출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LS일렉트릭은 최근 KOC전기도 인수했다. 1979년 설립된 KOC전기는 부산과 울산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이를 활용해 부족한 생산 능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증축을 통해 1000억원에 달하는 생산 능력을 2026년까지 2200억원 규모로 확대하는 등 현재 2000억원에 이르는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2027년까지 7000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한다.

LS일렉트릭 2공장 조감도(LS일렉트릭 제공)
이승욱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공장장은 “KOC전기는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54kV 기술력과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선박 특화형 변압기 국내 1위 기업으로 국내 빅3 조선소와 다수의 해외 조선사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저압 배전에 강점을 두고 있던 LS일렉트릭에게 최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노후화 전력기기 교체 및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그동안 초고압 변압기의 해외 레퍼런스가 부족해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최근 발생한 변압기 쇼티지(공급부족)는 이같은 진입 장벽을 무너뜨렸다. 이에 LS일렉트릭의 실적도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이 공장장은 “올해 9월 기준 예상 수주 실적은 4246억원으로, 올해 예상 수주 실적은 6341억원”이라며 “2022년까지 30% 내외에 불과했던 해외 비중 역시 점점 증가해 2030년까지는 70%까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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