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라진 정치판, 증오만 남았다[국회기자 24시]

새해 들어 野이재명-與배현진 잇단 '정치테러'
온라인선 상대 향한 헐뜯기…정당도 이내 정쟁
상대 적대시하는 정치 문화에 개혁 요구 높아져
  • 등록 2024-01-27 오전 11:00:49

    수정 2024-01-27 오전 11:00:49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또 한 명의 정치인이 피습당했습니다. 새해 들어 벌써 두 번째입니다. 더욱이 이번엔 가해자가 10대 중학생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사건은 지난 25일 오후 5시18분께 서울 강남구 한 건물에서 발생했습니다. 개인 용무를 보러 건물로 들어가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만난 A군이 “국회의원 배현진 맞죠?”라고 두 차례 물은 후 돌로 배 의원의 머리 등을 수차례 내리쳤습니다. 다행히 배 의원은 생명에 지장이 없고 일반 병실에서 회복 중입니다.

10대 중학생에게 습격당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입원 중인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는 가운데 엠뷸런스가 주차돼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경찰 조사에서 범죄 동기가 아직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A군은 연예인을 기다리다가 배 의원을 우연히 만나 벌인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A군이 배 의원에게 본인이 맞는지 재차 확인했고 개인 일정을 알고 있다는 점 등에서 계획범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합니다.

참담한 사건에 여야 모두 ‘정치 테러’라고 입을 모았지만 이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상대를 향한 헐뜯기 바빴습니다. 자작극이라는 근거 없는 음모론부터 보복하겠다는 위협글까지 막말과 비난이 가득했습니다.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이나 상대를 비하하는 단어도 섞여있었죠.

그 원인을 찾긴 어렵지 않았습니다. 국회에서도 바로 그런 일이 벌어졌으니까요. 사건 이후 26일 오전 각 정당 회의에서 여야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다가 이내 사건의 책임 소재를 두고 논쟁을 시작했습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배 의원에 대한 테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가 낳은 참사”라며 이 대표의 사건을 끄집어냈습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느닷없이 경찰 탓이다. 저급한 선동이 증오의 정치를 만든다”며 “구시화문(口是禍門·입이 화를 부르는 문)”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지난 2일 이재명 대표 피습 이후에도 수사당국에 의혹을 제기한 것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정치(政治)를 이같이 정의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사는 정치판이 돼버렸습니다. 여당도, 야당도 다를 바 없습니다. 정치가 사라진 국회에서 국민은 과연 어떤 것을 보고 있을까요. 정치 개혁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에 정치인들이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