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엠텍비젼 대표 "자동차·헬스케어 앞세워 부활"

과거 국내 팹리스 반도체 시장 이끌던 선두기업 엠텍비젼
하지만 대기업과의 경쟁·키코 등 악재로 상장폐지 '아픔'
절치부심해 자동차 DMS 분야 도전장 "내년엔 유럽 수출"
헬스케어도 주목, 자회사 통해 신개념 혈당측정기 준비
  • 등록 2020-08-02 오전 10:28:14

    수정 2020-08-02 오후 9:18:18

이성민 엠텍비젼 대표 (제공=엠텍비젼)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궁극적으로 영상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 비서’를 실현할 계획입니다.”

이성민 엠텍비젼 대표는 2일 “지난 20년 이상 확보한 영상 기술을 활용해 현재 졸음 경보 등 운전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장치인 ‘DMS’(Driver state Monitoring System)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AI(인공지능) 스피커와 연동해 운전자 비서도 구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성민 대표는 과거 국내 팹리스(Fabless) 반도체 업계를 이끌었다. 팹리스는 말 그대로 공장(Fab) 없이(less) 반도체 개발만을 하고, 생산은 100% 외주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글로벌 통신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퀄컴이 대표적인 사례다. LG전자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했던 이 대표는 팹리스 업체인 엠텍비젼을 1999년에 창업했다.

엠텍비젼이 출시한 ‘카메라컨트롤프로세서’(CCP)는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을 추가하는 트렌드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해외 글로벌 휴대폰 모델에 활발히 채택됐다. 그 결과 엠텍비젼은 2004년 팹리스 업체 최초로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후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고 프로세서 분야에 삼성전자와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진입한데 이어 ‘외환파생상품’(키코) 손실까지 더해져 실적이 악화, 2014년에는 코스닥 상장이 폐지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재기를 위해 절치부심한 이 대표는 휴대폰 중심에서 자동차 분야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그 결과, 최근 블랙박스와 함께 자동차 안전을 감시하는 DMS를 상용화할 수 있었다. DMS는 운전자가 졸면 경보음을 울려 졸음을 깨우는 기능을 한다. 경보음이 울려도 운전자가 여전히 조는 상태를 감지하면 더 큰 경보음을 울린다.

이 대표는 “블랙박스가 차량 전·후방 영상을 녹화하는 기능에 국한한다면, DMS는 차량 안에 운전자 상태를 감지하고 경보음이나 진동 등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돕는 사고예방 기능이 있다”며 “블랙박스가 사후관리 기능이라면, DMS는 사전예방 기능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엠텍비젼은 국내 유수 물리보안업체에 이미 DMS를 공급 중이다. 이 대표는 “물리보안업체가 자사 출동차량에 DMS를 적용한 결과 대형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내수에 이어 해외 시장에 DMS를 수출할 계획이다.

내년 초 유럽 업체가 생산하게 될 완성차에 DMS를 적용하기로 확정한 상황이다. 엠텍비젼은 DMS와 함께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블랙박스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사후관리에 사전예방을 추가, DMS와 블랙박스가 연동하는 제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며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자동차 외에 헬스케어 분야도 주목하고 있다. 자회사 엠아이웨어를 통해 현재 신개념 혈당측정기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종전에 혈당을 측정하는 방식은 피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수시로 혈당을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엠아이웨어가 추진 중인 제품은 ‘다중센서’(Bio-impedance & NIR)에서 채취한 생체정보를 AI 기술을 활용해 분석한다. 이를 통해 피를 뽑지 않고 언제든 수시로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혈관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당뇨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일반인의 삶의 질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영상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그동안 사업에 있어 굴곡이 있었지만 20년 이상 영상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만큼은 그대로 남아있다”며 “자동차와 함께 헬스케어 등 향후 유망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는 영상 기술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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