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매진 도쿄 2019’ 서밋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가 말한 것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obot Process Automation·RPA) 시스템이다.
RPA는 사람이 처리하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소프트웨어(SW)로 자동화한 것이다. 예컨대 각 법인에서 메일로 보내온 매출 실적과 사내 시스템에서 내려 받은 환율 등의 정보를 적용해 보고서 형식으로 리포트를 작성하고, 이후 담당자에게 메일을 발송하거나 거래처 시스템에 접속해 매장별 판매정보를 집계한 후 회사 시스템에 자동으로 입력하는 일 등이다.
RPA 도입은 단순 반복 업무 부담을 줄여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직원들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이전보다 적은 근로시간에서 더 높은 생산성을 추구해야 하는 현 시대에 RPA는 기업 경영에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봇사원 시장, 2022년 5조원대로 성장 전망
RPA는 세계적인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연 매출 10억달러 이상의 기업 60%가량이 RPA를 도입했으며 2022년에는 기업 85%가 RPA를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HfS리서치는 전 세계 RPA 시장 규모는 올해 23억4500만달러(약 2조7375억원)에서 2022년 43억800만달러(약 5조291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미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RPA를 업무에 적용했다. 미국 월마트는 직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문서작성, 정보검색 등의 작업에 소프트웨어 로봇 500여개를 활용하고 있고, AT&T와 아멕스 등도 역시 적극 활용 중이다.
국내에서도 RPA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 현대자동차, 롯데 등 주요 기업들이 RPA를 적용했다.
|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rnest&Young)은 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을 대상으로 20~30%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 글로벌이 조사한 결과 RPA를 경험한 근로자들 중 70% 이상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특히 시범 도입 단계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직원이 17%에 달했으나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확대하는 단계에서는 오히려 3%로 감소했다. RPA가 직원들의 업무 환경 개선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RPA는 단순 업무 외에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빅데이터, 딥러닝 등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봇사원 활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리스크 관리 영역이 대표적이다. 금융권이 대표적으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빅데이터 기반의 기업신용평가점수체계(기업 CCS)를 개발해 전 영업점에 도입했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빅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9월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AI 전문 회사 ‘신한AI’를 설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