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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 대표의 언행은 충분히 계산된 행동이었겠죠. 파티에서 사교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화젯거리로 얘기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오늘 날씨가 너무 덥지 않나요”라는 식으로요. 김 대표가 한국전쟁을 화두로 양국의 오랜 우호와 협력을 강조했을 것이라는 평가는 그래서 나오는 게 아닐까요. “김 대표 특유의 비언어적 스킨십 전략, 이를테면 아이스버킷이나 업어주기, 팔자걸음, 큰절까지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데는 효과적”(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어쨌든 김 대표는 이번 방미로 성과 보따리라는 ‘썰’을 풀 테지요. 그런데 그보다 야당이 장전할 수 있는 총알을 더 많이 준 느낌도 듭니다. ‘굽신 외교’ ‘마이너스 외교’라는 비판을 내일모레면 바로 옆에서 들을 테니 말이죠. “내년에 와서도 또 절을 하겠다”는 ‘무대(무성대장의 준말·김 대표의 별칭)’의 발언이 국민에게는 어떻게 들렸을까요. 이제는 그를 ‘절무성’이라고도 불러야 할까요. 현재 여론조사상 차기 대권후보 1위인 그의 행보가 갈지(之)자만 아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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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말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다른 기독교단체에서 김 의원에게 항의전화를 한 이유는 분명 김 의원의 발언이 잘못됐기 때문일 겁니다. “이해시키지 않고 믿으라고 할 수 있는 건 하느님 뿐”이라는 말은 반대로 국정원장은 하느님이 아니니 그가 있는 곳을 교회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닐까요. 김 의원이 교회가 아닌 사이비종교라고 정정했던 건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김 의원은 한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비친 자신의 얼굴이 너무 까맣게 나오자 “초코우유 같다”고 했습니다. “‘BB크림’을 방송사 측에서 안 발라줘서 그렇다”고도 했습니다. 국민은 오히려 BB크림 바른 얼굴이 아닌 초코우유 같은 ‘생얼’을 더 보고 싶어 하진 않을까 싶습니다. 가식과 거짓이 아닌 진실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