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14일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011200)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한기평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계속되는 적자와 과도한 부채비율로 계속되는 기존 차입금에 대한 기한이익상실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각각 1462.5%, 1186.3%까지 치솟았다. 이는 사채모집위탁계약서상 재무비율 등 유지조항을 위배한 수준으로, 채권자의 요구에 따라 발행한 회사채의 원금·이자를 동시에 상환해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급격한 신용등급 하락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11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등급 하향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지만 한꺼번에 두단계씩을 낮춘 것이다. 특히 ‘BBB-’의 아래인 ‘BB+’ 이하는 투기등급에 속한다.
그동안 국내 신평사들은 대체로 기업들의 재무개선 계획에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향후 자산매각 등이 성공할 경우 재무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논리를 주로 적용했다. 하지만 시장 평가는 악화되고 등급 신뢰도는 떨어졌다. 실제로 STX그룹과 웅진그룹의 경우 더딘 구조조정으로 인해 결국 법정관리로 이어졌다.
한기평은 앞으로 이같은 강도높은 평가방법을 다른 구조조정 기업에게도 적용할 예정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외에 등급 하락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앞으로 이어질 정기평가에도 이같은 평가논리를 엄격하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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