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모(40)씨는 이동통신사를 바꾸면 현금 36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핸드폰을 바꾼 지 얼마 안 됐지만, 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에 귀가 솔깃했다. 번호이동을 했지만 36만 원을 모두 받을 수는 없었다. 기존 이통사에 약정 기간 위반에 따른 24만원의 위약금을 내고 12만원만 받게 됐다.
9월 2배 빠른 LTE인 ‘LTE-A’ 대전을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살포하면서 마케팅 전선을 가열시키고 있다. 특히 콜센터를 통한 전화판매에서 잘못된 할인 정보를 안내하는 등 혼탁한 마케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마케팅 경쟁이 다시 불이 붙은 것은 이동통신사들이 9월 본격적인 LTE-A 대전을 앞두고 조금씩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030200)는 900Mz 주파수 혼신 문제를 해결하고 9월1일 LTE-A 상용화를 목표로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먼저 LTE-A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와 함께 본격적으로 진검승부를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새 휴대폰이 출시되면서 기존에 나온 휴대폰의 재고처리도 함께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G2가 공개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다음달 4일 독일 베를린에서 ‘갤럭시 노트3’를 공개해 갤럭시S4 이후 시장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애플도 새 아이폰인 5S를 9월 중에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용산전자상가 한 판매점은 “본격적인 LTE-A 대전을 앞둔 상황에서 기존 휴대폰 재고처리가 함께 이뤄지면서 조금씩 마케팅이 과열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마케팅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호갱님’이 양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호구’와 ‘고객님’을 합친 말인 ‘호갱님’은 어수룩해 속이기 쉬운 손님을 뜻한다. 특히 전화마케팅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판매점과 달리 정확한 가격 정보를 보고 구매하는 게 아니어서 더 큰 문제다.
여기에 약정에 따른 위약금이 남아 있어도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무턱대고 번호이동을 하다가 부당하게 위약금까지 내버리는 사례도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 한 관계자는 “전화마케팅은 특히 중장년층을 상대로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가격 정보를 제대로 알지못하다 보니 막상 휴대폰을 비싸게 사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의 단속을 피해 판매점들이 정확한 가격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고 설명했다.